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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품종 개발·영농기술 공유… ‘BTS 농업’으로 글로벌 新바람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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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8-24 01:00:00 수정 : 2019-08-23 22: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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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세계농업기술상 영광의 수상자들 / 기술개발 이원란농원 이청 대표 / 국내 최대 蘭 품종 보유… 육종 앞장 / 협동영농 경산복숭아연구회 김무술 대표 / 고품질 복숭아 재배 기술 농가 전파 / 수출영농 한국배영농조합 김건수 대표 / 할랄 등 국내외 인증 주도 판로 열어 / 기관단체 당진농기센터 윤재윤 소장 / 우수 농업인 양성·농축산 기술 보급
발상의 전환(Brainstorm)과 기술력(Technology), 노하우 공유(Share)까지. 세 박자를 모두 갖춘 일명 ‘농업계의 BTS’들이 사면초가에 놓인 ‘한국농업’에 신(新)바람을 일으키는 중이다. 신품종 개발로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대변되는 무한 개방화시대에 농업 자립도를 드높이는가 하면 냉철한 트렌드 분석으로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고부가가치 농식품들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친환경 선호에 발맞춘 뷰티용품 개발, 원예작물을 재료로 한 각종 건강개선식품 생산 등이 대표적이다. 자연에서의 꿈같은 힐링을 꿈꾸는 도시인들을 위한 농촌관광, 청소년 정서함양을 위한 체험형 교육프로그램 등 농가의 부가수익을 올릴 아이디어 부가사업들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모두 훌륭한 농업인들이 땀 흘리며 연구하고 힘써 온 덕분이다.

 

세계일보는 더 많은 ‘농업계 BTS’들의 세계무대 활약을 지원, 응원하고 이들의 성과가 농업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995년부터 해마다 세계농업기술상을 개최하고 있다. 세계일보와 농촌진흥청 주관, 농림축산식품부와 스포츠월드 후원으로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제25회 세계농업기술상 시상식에서는 △기술개발 △협동영농 △수출영농 △기관단체 △지도기관 유공 공무원 등 5개 부문에 걸쳐 농업인과 공무원, 단체 대표자 10명을 선발 시상했다.

 

해외 바이어들에게 한국 난 소개 이청 농업회사법인 이원란농원 대표가 올 3월 한국에서 개최된 세계난심포지엄 행사를 맞이해 이원란농원을 찾은 해외 각국 바이어들에게 난 재배기술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원란농원 제공

◆품종 개발로 농업 자립도 상승

올해 시상식에서는 신품종 육성과 친환경 재배농법으로 농가 소득증대에 공을 세운 농업인들의 성과가 특히 돋보였다. 기술개발부문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경기 김포시 소재 농업회사법인 이원란농원의 이청(50) 대표가 모범적인 사례다. 이 대표는 2건의 서양란 품종을 등록했으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품종(2500여종)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신품종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시클리아, 덴드로비움 등 원종 배양과 신품종 육종에 힘쓰고 있으며 원예특작과학원, 선인장연구소 등과 협력해 카틀레야 7품종, 파피오페디움 15품종 등 양란육종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뷰티업계의 저자극·친환경 선호 트렌드에 발맞춰 난 엑기스 추출물을 활용한 각종 뷰티용품(화장품, 세정제, 향수 등)과 고부가가치 가공품을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다.

기술개발부문 우수상을 받은 다모아농원의 정정용(65) 회장도 국산 매실 2품종을 개발하고 경상남도농업기술원과 협업해 홍초롱과 청초롱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등록하는 등 우수 품종 개발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 회장은 매실의 유기재배를 통한 고품질 생산방법을 연구하는 동시에 매실가공품의 다양한 판로개척에도 꾸준히 노력해 왔다. 그는 어렵게 획득한 친환경, 고부가가치 기술을 주변농가에도 적극적으로 알려 이들의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했다.

그는 “다양한 가공 비법들을 전수해 주변 농가 주부들에게 부업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는데 더 많은 농업인이 해외시장에서도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는 우수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폭넓게 공유해 농업인들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협동영농부문 수상자들 역시 힘겹게 개발한 기술을 혼자서 움켜쥐기보다는 이를 공유하고 교육하며 더불어 잘살고자 한 데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협동영농부문 대상 수상자인 경북 경산복숭아연구회 영농조합법인 김무술 대표는 같은 법인 최재원 회장과 함께 지역 농업인들에게 고품질 복숭아 재배기술을 전파하고 국내외 선도농장 견학, 시범사업 실시 등으로 복숭아 생산 농가들의 재배기술 향상은 물론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협동영농부문 우수상을 받은 경남 김해시토마토연구회 장병권 대표의 성공 키워드 역시 ‘함께하는 영농’이다. 장 대표는 수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수출 토마토의 규격화, 품종 단일화라는 신념하에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공동브랜드를 동료 농업인들과 출시해 2012년에서 2018년까지 총 1580t(541만5000달러)을 수출했고 올해는 베트남과 30만달러 규모의 수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농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골몰했기에 GAP(농산물우수관리) 인증까지 획득한 고품질 토마토 생산, 협동생산판매를 통한 수익 증대가 가능했다는 게 장 대표의 분석이다.

◆고부가가치·가공식품 수출로 소득증대

‘개방화 시대, 한국농업이 설 자리는 없다’는 비관론을 보란 듯이 깨부수고 세계적인 품질인증 획득과 다각적인 판로개척을 통해 한국농업의 수출 잠재력을 세계무대에서 펼쳐 보인 농업인들도 이날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수출영농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경남 진주 한국배영농조합법인 김건수(51) 대표는 우리 농산물 품질 향상과 수출 증대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평가받는다.

김 대표는 우리 농산물의 세계시장에서 수출 잠재력을 일찍이 내다보고 조직을 주도, 회원들과 함께 품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교육에 참여해 오며 국내외 대표 농산물 인증들을 골고루 획득해 왔다. ‘아랍에미리트(UAE)에스마할랄’과 GAP, ‘KMF(한국이슬람교중앙회)할랄’, ‘ISO22000(식품안전경영시스템)’ 인증 등을 받았다. 수출 대상국에 부합하는 다양한 인증들을 선제적으로 받았기에 한·유럽연합(EU), 한·중 FTA 체결이 오히려 수출확대에 악재가 아닌 호재로 작용했다.

수출영농부문 우수상 수상자인 전남 고흥 에덴식품영농조합법인의 송재철 대표도 다양한 인증 획득과 세계인들의 입맛을 겨냥한 이색적인 가공식품들로 세계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농업인이다. 송 대표는 유자의 수출 부가가치를 일찍 파악해 식품영농조합법인을 설립, 현재 자가경영농장을 포함한 22개 농가와 계약재배를 하며 국내에서만 22억여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다양한 인증을 빠르게 획득했기에 중동과 유럽 등 세계시장 진출에도 막힘이 전혀 없었다.

에덴식품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하는 농식품은 특히 중국에서 인기가 높다. 2014년 3000달러에 불과했던 대중 수출규모는 2016년 5만3000달러, 2018년 33만달러로 급증했다. 송 대표는 “올 7월 말 기준으로 영국과 스웨덴, 독일, 터키 등에 4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며 “현재는 유자 과피를 이용한 차 이외 유자 크런치, 유자 소금 등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할 다양한 가공품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관 기관들의 꾸준한 지원과 협력

영농인들의 이 같은 성과는 비단 농업 종사자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후방에서 이들을 지원하고 교육하는 유관 기관들의 피와 땀, 눈물도 한몫했다.

충남 당진시농업기술센터 윤재윤(55) 소장은 고품질 농축산물 생산기술 보급과 농업인들 판로개척, 우수 기술농업인 양성 사업 등으로 기관단체부문 대상을 받았다. 우수상을 받은 경기 김포시농업기술센터 이재준(53) 지방농촌지도사는 “새로운 지식을 갈망하는 농업인들에게 힘을 주고자 엘리트농업대학, 농업인 실용교육, 강소농 등의 교육을 추진하며 농업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며 “농촌 방문이 곧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다양한 농촌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소비자 연계 교육농장 활동도 지원하고 농업에 대한 가치 확대와 저변확대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기관의 유공 공무원으로는 경남 진주시농업기술센터 양인영(38) 지방농업주사보와 경산시농업기술센터 이진희(38) 지방농촌지도사에게 돌아갔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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