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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승 시인 숨진 채 발견…박진성 “우리가 죽인 것이다”

입력 : 2019-07-24 18:26:17 수정 : 2019-07-25 10: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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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승 시인의 생전 모습.

 

시인 황병승(49)씨가 2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황 씨는 고양시 원당 연립주택에서 혼자 살아왔고 시신은 현장에서 부모가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의 시신은 고양시 원당 연세병원에 임시 안치됐고 경찰은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 부검을 실시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

 

주변 시인들에 따르면 황 씨는 최근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알코올의존증 등에 시달렸다. 

 

박진성 시인은 SNS에 글을 올려 “생물학적 사인은 더 기다려 봐야겠지만 이죽음은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황병승이라는 시인은 ‘성폭력 의혹 제기’만으로 모든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었고 생업이 끊겼고 지인들과의 연락도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병승 형은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자신은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고 자신의 무고를 입증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면서 ”우리가 죽인 것이다. 우리가 한 시인을 죽인 거고 한 시민을 죽인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성 시인은 성폭력 무고사건의 피해자로 박 시인의 성폭력 혐의는 법원으로부터 모두 무혐의 처분 받았다. 당시 가해자는 황당하게도 박 시인이 더 이상 시 지도를 해주지 않자 섭섭함을 느껴 박 시인에 대해 음해성 글을 올린 것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가해자를 무고혐의로 고소하고 당시 최초보도했던 한국일보 등에대해 정정보도문을 요구했던 박 시인과 달리 황 씨는 사죄드린다며 자숙했었다.

 

박 시인은 “병승 형은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자신은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고 자신의 무고를 입증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016년 11월 국내 문단내 성추문 운동이 활발하게 번져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당시 황병승 시인을 고발하는 대자보가 서울예대 캠퍼스에 붙었다.

 

당시 서울예대 학생 김동민·강대호씨는 ‘문단_내_성폭력 서울예대 안전합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황 시인이 서울예대 강사 시절 제자들에게 접근해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이에 황 시인은 “저로 인해 정신적 고통과 상처를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참회하는 마음으로 자숙하겠다”고 사과하며 자숙했었다. 그는 자숙의 뜻을 밝힌 이후 자택에 칩거하면서 문단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씨의 죽음을 두고 문인들은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조동범 시인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마음이 너무 아프다”면서 “아무도 그의 죽음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 조롱과 멸시의 언사는 더더욱 안 된다”고 말했다.

 

정병근 시인은 “아, 이렇게 간다는 말인가. 가면 된다는 말인가. 이 사람아, 황병승 시인, 이 사람아. 너무 가슴이 아프네. 비통하다는 말조차 하는 것인가. 명복을 빌기엔 내 말이 가볍네. 그만 쓸모없는 별이 되었네. 병승아, 이 사람아”라고 애도했다.

 

소설가 신승철은 “내게는 공손하고 수줍어하던 예대 문창과 후배였는데 그는 비참하게 세상을 떠났다”면서 “울컥울컥해지는 게…왠지 서럽다”고 했다.

 

한경용 시인은 소셜 미디어에 황병승을 추모하는 ‘죽은 시인의 노래’라는 시를 지어 올리기도 했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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