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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비위… 사적모임에 학생 동원 ‘섹시댄스’ 강요

입력 : 2019-07-16 18:03:41 수정 : 2019-07-16 18: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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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횡령·학교 불법개조 등 잇단 ‘잡음’/ 학생들 스스로 학교 비리 알리려/ 뮤지컬 만들어 유튜브에 올려/ 관련 국민청원도 20만명 넘어/ 제보 학생·교사에 보복 논란도

입시비리와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된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는 지난해 10월 교장의 사적인 모임 등에 학생들을 동원해 선정적인 춤을 강요한 의혹이 불거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학교다. 이후로도 교직원 횡령, 학교시설물 불법 개조 등 각종 비위 사실이 잇따라 알려지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공연예술고는 학교법인 청은학원이 1966년 정희고등공민학교로 개교한 뒤 2008년 예술계 특목고로 승인받아 서울공연예술고로 이름을 바꿨다. 연극영화과, 실용음악과, 실용무용과, 무대미술과 등 4개 학과에 총 27개반으로 구성돼 있고, 공연예술을 가르쳐 문화계 인사들을 배출하는 데 특화돼 있다. 그룹 미쓰에이 수지, 엑소 카이, 걸스데이 혜리 등 아이돌 가수 20여명이 이 학교를 졸업하면서 ‘아이돌 사관학교’로 불리기도 했다. 이 학교를 둘러싼 각종 논란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이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이 보험회사 만찬회 등에 학생들을 동원해 공연을 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만찬회에서 술이 오갔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같은 내용의 학부모 민원이 지난해 8월 제기된 것을 토대로 특별감사에 착수한 상태였다.

시교육청은 특별감사 끝에 지난 1월 해당 의혹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행사에 동원된 학생들이 “교장이 섹시하게 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당시 교장 등이 서울 구로구로부터 받은 약 1억원의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 보조금을 부당 집행한 점과 학교법인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한 정황도 적발됐다. 시교육청은 결국 재단에 문제 교직원들의 파면과 해임 등을 요구하고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재학생들은 학내 비리를 알리기 위해 직접 뮤지컬 형식의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게시하기도 했다. 뮤지컬 ‘영웅’의 노래 가사를 개사해 “선택권 없이 외부공연에 참여시킨 죄”, “공연 거부 시 불이익을 받거나 눈에 띄게 차별한 죄” 등을 언급하며 학교를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2월 게시된 관련 청원은 약 한 달 만에 20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이 학교 학생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학교 측이 교장의 비리 의혹을 알린 학생들과 이들을 도와준 교사에게 보복을 가하고 있다고 밝혀 또다시 논란이 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4월 국민청원에 답변자로 나서 “절차에 따라 최대한 강력히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같은 달 29일 서울공연예술고 교장이 교체됐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센터는 지난 5월 서울공연예술고에 대한 직권조사를 통해 학교 밖 공연 등 교육활동 때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 보장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서울공연예술고 측은 해당 권고에 대해 구체적이지 않은 이행계획서를 제출해 지난달 19일 교육청으로부터 특별 장학을 받는 등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권고에 따른 이행계획서 제출 후 서울공연예술고의 조치 결과 보고 마감일은 오는 20일이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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