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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충돌 피했지만… 美·이란 ‘살얼음판’ 대치 계속

입력 : 2019-06-23 20:25:58 수정 : 2019-06-23 2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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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복공격 철회한 대신 이란 사이버공격 감행 / 정보단체 등 타깃… 통신 마비 목적 / 트럼프 “전쟁 땐 말살… 안 원해” 강조 / 볼턴 “이란, 美신중함 오해해선 안돼” / 이란, 7월 7일 핵합의 이행 축소 / 자리프 “서명국에 내용 서한” 압박 / 군부 “美, 1발 쏘면 10발 맞을 것”

미국이 이란과의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을 피했지만 양국 간의 살얼음판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정찰용 드론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군사시설공격을 명령했다가 작전 개시 직전 취소했지만 대이란 사이버 공격은 승인했다. 또 오는 24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란은 다음 달 7일부터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이행 축소 2단계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레이더 기지와 미사일 발사대 등을 겨냥한 공격을 취소했지만, 온라인 공격은 무력 충돌의 문턱을 넘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공격 대상은 지난 13일 오만해 유조선 공격에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이란 정보 단체를 비롯한 복수의 컴퓨터 시스템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번 공격은 일시적으로 이란 정보 단체의 네트워크를 마비시키는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아라비아 해상에 있는 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활주로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F/A-18E 슈퍼호닛 전투기가 발진하고 있다. 미 해군은 이란의 미군 정찰용 드론 격추로 이 지역 긴장이 고조된 23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미 해군 제공,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보복 공격 중단 이유와 관련해 “우리가 어젯밤 세 곳에 보복하려고 했고, 얼마나 많이 죽느냐고 물으니 150명이라고 장군이 대답했다”면서 “그것은 무인기 격추에 비례하지 않아서 공격 10분 전에 내가 중단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건 당신이 이제껏 결코 본 적이 없었던 말살이 될 것”이라면서도 “난 그렇게 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강경파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란은 미국의 신중함을 약함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누구도 그들(이란)이 중동에서 사냥을 하도록 허가하지 않았다”며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핵합의 이행 축소에 돌입할 것이라며 미국을 압박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1일 “지난달 8일 핵합의 이행 축소 1단계(저농축 우라늄·중수 저장한도 초과)를 시작했을 당시 유럽 측에 60일 안으로 핵합의를 적극 이행하라고 통보했다”며 “유럽이 응답하지 않으면 2단계의 시작일은 7월 7일”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2단계 조처 내용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자리프 장관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2단계 조처 내용을 핵합의 서명국 정상과 유럽연합(EU)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고위대표에게 서한으로 보냈다”고만 했다.

미국의 군사 공격이 임박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란 군부는 발끈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대공 부대 하탐 알안비야 지휘통제본부의 골람 알리 라시드 사령관(소장급)은 23일 “미국은 중동에 파견한 미군의 목숨을 건지려면 불법 행위를 그만두고 책임있게 행동하라”고 경고했다. 이란 합동참모본부 대변인도 전날 “적이 우리에게 1발을 쏘면 그들은 10발을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 정부는 또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군사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된 이란인 사업가의 형을 집행했다고 이란 ISNA통신이 22일 보도했다. 과거 국방부 산하 항공우주 기술 관련 군수 사업체와 계약한 경력이 있는 그의 간첩 행위는 이란 정보부대에 적발됐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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