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19회 US오픈 골프대회 최종라운드. 선두 게리 우들랜드(35·미국)에게 4타 뒤진 3위로 출발한 세계랭킹 1위인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29·미국)는 5번홀까지 버디 4개를 몰아치며 어느 새 우들랜드와 공동선두로 나섰다. 이미 2017년과 2018년 이 대회 2연패를 차지한 켑카는 이번 대회에서 114년 만의 US오픈 3연패에 도전했는데 최종라운드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 기록 달성이 가능해보였다.
하지만 14번홀(파5)에서 승부가 갈렸다. 켑카는 세 번째 샷을 러프로 날려 겨우 파를 지킨 반면 우들랜드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옆에 떨군 뒤 절묘한 칩샷으로 1짜리 버디를 잡아내 다시 단독선두로 앞서 나갔다. 켑카는 추격의 동력을 잃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18번홀(파5) 세 번째 샷을 핀 가까이 붙여 버디를 노렸지만 짧은 버디 퍼팅은 홀을 살짝 외면하고 말았다.
반면 우들랜드는 17번홀(파3)에서 티샷이 핀에서 20나 떨어진 그린 가장자리에 떨어졌지만 웨지로 거의 홀에 들어갈 뻔한 환상적인 샷을 선보이며 홀 1m에 붙인 뒤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먼저 경기를 마친 켑카에 2타차로 앞서 나가던 우들랜드가 이 홀에서 보기를 범했더라면 마지막 홀 결과에 따라 연장에 끌려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들랜드는 18번홀에서도 10가 넘는 먼거리 버디 퍼트를 떨궈 생애 첫 메이저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기록,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데뷔 11년 만에 얻은 감격스러운 메이저 타이틀이다.
우들랜드는 이 우승으로 작년 피닉스오픈 우승 이후 1년 만에 4승째를 챙겼다. 우승 상금은 225만달러(약 26억6000만원). 우들랜드는 농구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했지만 1년 뒤 중퇴하고 골프 특기생으로 다른 대학에 입학해 본격적인 골프를 시작했다. 그의 주무기는 장타. 현재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11위(309야드)에 오를 정도다. 하지만 쇼트게임과 퍼트가 늘 말썽을 부려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PGA 투어 최다승 타이(82승) 기록과 메이저 16승에 도전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는 이날 후반 6개홀에서 버디 4개를 뽑아내는 뒷심을 발휘, 2언더파 69타를 쳐 공동21위(2언더파 282타)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안병훈(28·CJ대한통운)은 이븐파 71타를 쳐 공동16위(3언더파 281타)에 머물렀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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