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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 '여배우 사망' 의구심 증폭…남편 진술 신빙성 無

입력 : 2019-05-09 10:51:11 수정 : 2019-05-09 10: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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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출신 여배우 한지성(28)씨가 지난 6일 새벽 고속도로 2차선에 차를 세웠다가 추돌 사고로 숨진 사건을 놓고 의문점이 더해지는 가운데 법률 전문가는 9일 “제보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소변을 보느라 사고가 일어났는지 몰랐다’고 한 남편의 진술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며 사고 원인을 놓고 여러 가설을 제시했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블랙박스 영상 보면 남편의 진술, 사실 아닐 수 있어”

 

손수호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남편의 경찰 진술이 현재로써는 굉장히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며 “(새로 제보가 들어온 한지성씨 뒤차의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남편이 했던 말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좀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남편이 (경찰 조사에서) ‘화단에서 볼일 보고 났더니 이미 사고 나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영상을 보면 남편이 화단 쪽으로 급히 뛰어갈 때 이미 아내 한 씨가 밖에 나와 있었다. 그리고 남편이 차에서 내린 지 불과 10초 정도도 지나지 않아서 아내가 택시에 치였다”며 “그렇다면 남편은 10초 만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 왜 나중에 돌아온 뒤에야 알았다고 말했을까? 남편이 길을 건너가는 도중에 이미 사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추돌 사고 시 큰 소리가 났을 텐데 남편이 소변을 보느라 사고를 못 봤다고 한 진술이 의아하다는 것.

 

손 변호사는 사고 직전까지 아내와 함께 차에 타 있던 남편이 ‘아내가 왜 차를 거기에 세웠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더욱이 남편이 차에서 내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니면 거의 동시에 아내가 내렸다면 남편은 아내가 왜 이 차를 정차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또는 남편 때문에 거기에 정차한 것으로도 짐작되는데 이걸 왜 거기 세우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것은 뭔가를 숨기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그는 남편의 진술이 거짓이거나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상황이었을 수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건 원인 무엇인가... “2차로에 차 정차한 것 자체 비상식적”

 

그는 사건 원인을 놓고 다섯 가지 추론을 내놨다. 손 변호사는 “첫 번째, 차 고장 가능성. 하지만 정말 차량이 고장 났다면 남편이 모를 리가 없다. 또한 (경찰 진술에서) 차량 결함이나 고장 이야기를 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고장이 있다면 부부의 책임이 경감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한씨의 음주운전 가능성이다. 그는 “2차로에 (차를) 정차한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라며 “간밤에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한씨가 허리를 숙이고 얼굴을 땅 쪽으로 향하고 있다. 허리를 접고 있다”고 전했다. 한씨가 음주로 인한 구토를 했을 수 있으며 블랙박스 영상을 제공한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의 대화에 ‘(한씨가) 토하고 있다’는 내용도 추론에 무게를 더한다. 다만 경찰은 도로에 구토 흔적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은 상태다.

 

세 번째는 운전하지 못할 정도의 신체 상태라고 했다. 그는 “구토의 원인이 음주만 있는 건 아니다. 부검을 통해 사망 시점 또 직접적인 원인을 확인 중인데 음주나 약물 여부도 확인 가능하다”며 “하지만 현재로써는 그런 정황이 확인된 건 없다는 점을,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먼저 말씀드린다”고 했다.

 

손 변호사는 “네 번째는 부부간의 다툼 가능성이다. 주행 중에 다툼이 있었고 그 상황을 피하거나 모면하기 위해서 급히 2차로에 정차하고 아내가 하차할 수밖에 없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라며 “한 씨가 운전한 차량에 블랙박스가 있는데 차량 내부 음성 녹음 기능은 꺼져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마지막으론 단순 부주의를 들었다. 그는 “사고가 나려면 생각지도 못하게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한씨의 운전 부주의 또는 잘못된 판단에 (원인이) 있었다면 한씨의 운전 경력, 사고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지성 인스타그램 캡처

◆남편 “소변 급해 차량 세웠고 볼일 본 뒤 돌아오니 사고 나 있었다”

 

8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6일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배우 한씨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온몸에서 다발성 손상이 보인다는 1차 구두소견을 전달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차량에 치인 충격으로 몸 전체 부위에 손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지난 6일 오전 3시 52분쯤 김포시 고촌읍 인천공항고속도로 서울 방향 김포공항IC 인근에서 택시와 올란도 승용차에 잇따라 치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그는 사고 직전 편도 3차로 고속도로에서 한가운데인 2차로에 자신의 벤츠 C200 승용차를 세운 뒤 비상등을 켜고 하차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씨 차량 조수석에 함께 탄 그의 남편은 경찰에서 “내가 소변이 급해 차량을 세우게 됐고 인근 화단에서 볼일을 본 뒤 돌아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화단 쪽 갓길이나 가장자리인 3차로가 아닌 고속도로 한 가운데 2차로에 아내가 차량을 세운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한씨는 남편이 먼저 하차하고 10여초 뒤 운전석에서 내려 차량 트렁크 쪽으로 걸어갔고, 몸을 1∼2차례 숙이고 좌우로 비트는 행동을 한 직후 사고를 당했다.

 

한씨는 최근까지 TV 드라마·영화·연극에서 조연으로 활동한 걸그룹 출신 배우로 파악됐다.

 

경찰은 한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로 택시기사 A(56)씨와 올란도 승용차 운전자 B(73)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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