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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하면 일본 핵무장 용인 사태 오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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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4-29 15:00:00 수정 : 2019-04-29 14: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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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나 홀로’ 성장 계속/ 트럼프 재선 가능성 높아/ 북한 비핵화 목표 달성하지 못하면/ 일본 자체적으로 핵무장 시나리오 현실화 분석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던진 이 말은 선거와 경제의 관계를 명쾌하게 드러내고 있다. 오는 2020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 경제가 국제 사회에서 ‘나 홀로’ 성장을 계속하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28일(현지시간) “공화당은 경제가  순항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할 것으로 믿고 있고, 민주당은 공화당의 그런 믿음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지난주에 진보 진영의 불안감에 극에 달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대선의 향방을 가르는 핵심 이슈인 경제 정책과 관련해 대안을 제시할 수 없는 궁지에 몰려 있다는 게 폴리티코의 진단이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1분기에 전문가들의 예상치 2.3%보다 높은 3.2% 성장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이것을 자신의 경제 정책 성공 덕분이라고 자랑했다. CNN 조사에서 미국인의 71%가 현재의 미국 경제 상태에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미국의 언론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전에서 경제 성적을 핵심 선거 전략으로 내세울 것이고, 그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에서는 벌써 ‘아웃사이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어떤 변화가 올지 분석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 원칙을 내세우며 국제 질서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사회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기정사실로 굳어져 가면 이것이 북·미 간 핵 협상에서도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게 확실시된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담판에서 북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일본이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자체적으로 핵무장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시사 종합지 ‘애틀란틱’은 28일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고, 이렇게 되면 집권 1기에 비해 그 여파가 훨씬 더 심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2020년 대선은 미국이 폭주하고 있는 국제 사회의 변화를 다시 한 번 보장함으로써 군비 경쟁과 핵사고 또는 핵전쟁 위협으로 치달을지 결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틀란틱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동맹국에 대한 공격, 군축 조약 일방 폐기 등으로 인해 세계가 더욱 위험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가 이란 핵 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북한과는 이란 핵 협정 수준의 합의에 도달하는 데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김정은은 통제 불능상태인 동시에 국제 사회에서 위상만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많은 글로벌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출현이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고, 2020년 대선을 통해 그의 후임 대통령이 동맹국에 대한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고, 다자주의와 비확산의 원칙을 회복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애틀란틱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함께 골프를 치며 대화하고 있다. 아베 총리 트위터 캡처

애틀란틱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일부 국가들이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것이고, 특히 미국에 안보를 의존했던 중동과 동북아 지역 국가들이 핵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북·미 간 핵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 폐기를 실현하지 못하면 일본과 한국이 독자적인 핵 개발에 나설 대표적인 국가로 꼽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인 2016년 3월 25일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등 동맹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트럼프는 한·일 양국의 핵 개발 문제에 관한 질문에 “언젠가 논의해봐야 할 문제”라며 “우리(미국)가 지금처럼 계속해서 약해지는 길로 나아간다면 그들(한국, 일본)은 내가 그것(핵무장)을 언급하든 하지 않든 그것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애틀란틱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면 독자적인 핵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대표적인 국가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지목했다. 이 매체는 “이제 미국과 러시아가 군축 약속을 파기했고,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정책으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의 안보 공약이 유지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보다 많은 국가가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에 나설 여건이 조성되고, 미국과 러시아도 군비 경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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