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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설 70주년' 맞는 해병대에 관한 궁금증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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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4-14 14:26:00 수정 : 2019-04-14 14: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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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해병대는 해군의 일부다? : "해군 소속이나 독자적 작전권 등 행사" / ②최고 계급이 중장이다? : "현재 그렇지만 향후 대장 배출할 길 열려" / ③군사정권의 미움 샀다? : "유신 때 해체돼… 1987년 민주화 후 부활" / ④美 이은 세계 2위 전력? : "지금 그렇지만 中·日 등 매섭게 추격해와"

해병대가 15일로 창설 70주년이 된다. 해병대는 6·25 전쟁이 일어나기 한 해 전인 1949년 4월15일 경남 진해의 옛 덕산비행장에서 소규모 부대로 창설해 오늘에 이르렀다.

당시 국방부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지리적 여건을 감안할 때 상륙작전을 수행할 부대가 필요하다”고 해병대 창설 이유를 밝혔다. 그 뒤 강산이 7번 바뀔 동안 굳건하게 이 나라를 지킨 해병대. 우리 국민은 이 해병대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해병대는 해군의 ‘일부’다, 아니다(?)

 

14일 군에 따르면 해병대는 해군 소속이 맞는다. 현행 국군조직법 제2조 제1항은 “국군은 육군, 해군 및 공군으로 조직하며, 해군에 해병대를 둔다”고 규정해 해병대가 해군에 속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해병대는 원래 해군 일부가 분리돼 만들어졌다. 창설 당시 해병대는 해군에서 넘어온 장교 26명과 부사관 54명, 병 300명 등으로 구성됐다. 지금도 해병대는 장교를 양성하는 자체 사관학교가 없고, 해군사관학교 졸업생 일부가 해병대에 배치된다.

해병대의 상징인 붉은색 명찰(위)과 팔각모(아래). 해병대 홈페이지

다만 현행 국군조직법은 “해병대사령관은 해군참모총장의 명을 받아 해병대를 지휘·감독한다”(10조 3항), “해군참모총장에게 위임된 사항 중 해병대에 관하여는 해병대사령관에게 권한을 재위임할 수 있다”(15조 3항) 등 규정도 둬 해병대의 독립적 지위와 해병대에 대한 해병대사령관의 독자적 지휘권을 보장하고 있다.

 

또 해병대와 해군은 제복 색깔이나 군모 형태, 계급장 모양이 전혀 다르다. 해병대는 명찰이 붉은색이고 장군이 타고 다니는 관용차에 달린 성판도 육군처럼 붉은색을 쓰는 등 전반적으로 육군과 닮았다.

 

사실 해병대는 해군 소속이긴 하나 성격은 육군과 더 비슷하다. 해군이 주로 수상전투함이나 잠수함, 또는 항공기를 이용해 바다에서 싸운다면 해병대는 배나 항공기로 해변에 상륙한 다음 육지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게 보통이다.

 

◆해병대는 최고 계급이 ‘중장’이다, 아니다(?)

 

육·해·공군의 참모총장은 4성장군인 대장(★★★★)이다. 반면 해병대사령관은 3성장군인 중장(★★★)에 그친다. 하지만 과거에는 해병대도 대장이 있었다. 앞으로 해병대가 다시 대장을 배출할 가능성이 최근 새롭게 열렸다.

 

1949년 창설 당시 해병대는 장교, 부사관, 병을 포함해 380명으로 구성된 대대급 소부대였다. 자연히 초대 사령관(신현준)의 계급은 중령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6·25전쟁과 월남전을 거치며 해병대가 ‘귀신잡는 해병’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잘 싸우자 그 규모도 점점 커졌다. 사령관 계급 또한 자연히 올라 1960년대 들어선 중장이 됐다.

 

박정희정권은 1969년 강기천 당시 해병대사령관(7대)을 중장에서 대장으로 진급시킨다. 강 사령관은 별 4개를 달아 해병대 출신 첫 4성장군의 명예를 안았다. 강 사령관 이후 정광호(8대), 이병문(9대) 사령관도 대장으로 진급했다.

 

하지만 1973년 해병대사령부가 전격 해체되고 해군에 흡수되면서 해병대장은 사라진다. 이후 현재까지 해병대의 최고 선임 장성의 계급은 중장에 머물고 있다.

 

다만 최근 국회가 군인사법을 고쳐 해병대사령관이 합동참모의장(대장)으로 진급할 길이 열렸다. 해병대사령관 계급은 중장이지만 만약 사령관이 합참의장으로 승진하면 해병대 출신 대장이 탄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해병대는 군사정권과 사이가 나빴다, 아니다(?)

 

명쾌히 단언할 수는 없으나 역대 군사정권에서 해병대가 불이익을 입은 것은 사실이다. 해병대가 해군에 통·폐합되었던 기간이 박정희 유신정권, 그리고 5공 전두환 정권과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유신 선포 직후인 1973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군의 경제적 관리·운영”을 이유로 해병대 해체를 지시한다. 이로써 해병대사령부가 사라지고 해병대는 해군본부의 직접 지휘를 받게 됐다.

유신정권 출범 이듬해인 1973년 10일 해병대사령부 해체식이 열리고 있다. 해병대 홈페이지

이를 두고 해병대가 날로 성장하자 육군 출신인 박 전 대통령이 이를 견제하려 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1961년 5·16 쿠데타에 참여한 김동하 예비역 해병중장과 박 전 대통령 간의 갈등이 근본 원인이란 견해도 있다. 김동하 장군은 1963년 “군이 정치 전면에 나서지 말고 민간에 정권을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박 전 대통령의 미움을 사고 심지어 ‘반혁명분자’로 몰려 옥살이까지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육군 장성들 위주인 5공 신군부도 해병대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고 한다. 그러다 6월항쟁과 6·29 선언으로 민주화가 이뤄진 1987년 11월에야 해병대가 다시 해군으로부터 독립한다.

 

예비역 해병중장인 이갑진(75) 전 해병대사령관(23대)은 해병대 창설 70주년을 가념해 지난 2일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해병대는 역사의 부침 속에서 한 번 죽었다가 부활한 독특한 역사를 지닌 군대”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해병대는 세계 2위급 전력이다, 아니다(?)

 

지금으로선 미국에 이은 세계 2위급 전력이라고 불러도 크게 무리가 없다. 하지만 한국보다 경제력이 월등한 중국, 일본 등이 해병대 증강에 나서면서 그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육·해·공군과 달리 해병대는 군대가 존재하는 모든 나라에 다 있는게 아니다. 해병대를 보유한 국가는 세계적으로 50여개 정도에 불과하다.

 

세계 최강의 해병대는 물론 미국 해병대다. 병력 규모만 약 17만명에 이르는 미국 해병대는 공군·해군과 마찬가지로 전투기 등 자체 항공력을 보유하고 공중작전까지 펼치는 수준이다. 최근 일본에서 1대가 추락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가 공군용이라면 비슷한 사양의 F-35B는 해병대용으로 따로 제작됐다.

 

그 미국 해병대가 거의 유일하게 인정하는 부대가 바로 한국 해병대라고 한다. 병력 2만8000여명의 한국 해병대는 규모가 미국보다 훨씬 작지만 실력은 만만치 않다. 6·25전쟁 당시 한국 해병대의 활약상을 지켜본 미국 종군기자가 붙인 ‘귀신잡는 해병대’란 별명이 그대로 한국 해병대의 상징이 된 점이 이를 보여준다.

 

그동안 한국 해병대는 동아시아에선 견줄 세력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일본이 해병대 증강에 발벗고 나섰다는 소식이다. 중국은 영토 분쟁이 한창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와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상륙작전을 염두에 두고 기존 육군 부대를 해병대로 전환시키는 방법으로 해병대 전력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역시 오키나와 등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도서지역에서 무력충돌이 벌어졌을 경우를 가정해 해병대를 확장하는 중이라고 한다.

 

◆호국충성 해병대, 새로운 70년을 항하여

 

최근 문재인정부가 단행한 군 수뇌부 인사에서 이승도 전 국방부 국방전비태세검열단장이 새 해병대사령관(35대)에 임명돼 지난 12일 전임 전진구 사령관(34대)으로부터 지휘권을 넘겨받았다.

 

해병대 창설 70주년 기념행사를 주관하게 된 이 사령관은 해사 40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연습처장, 해병대사령부 전력기획실장 및 참모장, 해병 2사단장 등 작전 분야 핵심 직위를 두루 거친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2010년 11월 해병대 연평부대장(대령) 시절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맞서 신속하게 대응 사격을 실시, 추가 도발을 억제했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 12일 열린 새 해병대사령관 취임식에서 이승도 신임 해병대사령관(왼쪽)과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이 나란히 서 있다. 연합뉴스

앞서 설명했듯 과거 ‘해병대사령관이 임기가 끝난 후에는 전역된다’고 규정했던 군인사법이 개정됨에 따라 이 사령관은 임기(2년)를 마친 뒤 합참차장 같은 다른 중장급 보직으로 이동하거나 해병대 출신으론 1973년 이후 26년 만에 대장으로 진급, 합참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창설일 당일인 15일 해병대는 사령부 본청 일대에서 장병과 군무원, 초청 인사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한다. 창설 기념식은 서북도서와 김포, 강화, 포항, 제주도 등에 있는 해병대 부대에서도 각각 진행된다.

 

해병대는 70주년 공식 슬로건으로 ‘호국충성 해병대, 새로운 70년을 향하여’로 정해 이미 발표했다. “나라를 지키면서 국가와 국민에 충성한 역사를 새로운 70년에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담았다고 해병대는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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