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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 태극기…탈북민 대응 미적…‘나사 풀린 외교부’

입력 : 2019-04-04 19:13:36 수정 : 2019-04-04 22: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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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외교결례 등 기강해이 도마에 올라/ 베트남서 한국행 원한 탈북민 3명/ “기다려라” 소극적 대응에 中 추방/ 韓-스페인 전략대화 의전용 국기/ 구겨진 상태로 걸고 기념사진 찍어/ 노영민 “대단히 심각한 사안” 지적 / 영문 보도자료 발틱→발칸 표기도
4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1차 한-스페인 전략대화 행사의 의전용 태극기가 많이 구겨져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에서 한국행에 나서던 탈북민 3명이 체포돼 중국으로 추방된 사실이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외교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잇따른 외교적 결례와 더불어 외교부의 기강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을 경유해 지난 1일 베트남으로 넘어온 탈북민 6명 중 3명이 중북부 하띤지역 검문소에서 현지 군인들에게 발각됐다. 이들 3명은 중국으로 추방됐으나 중국 공안에 인계되지는 않았다.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는 “한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우리 외교 당국이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등 소극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사실과 다르다”며 “관련 사안을 인지하는 대로 주재국 관련 당국을 접촉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 왔다”고 반박했다.

 

최근 수차례 기강해이 문제로 질타를 받은 외교부는 강경화 장관이 이날 “외교업무 특성상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다”며 근무기강을 강조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이날 이뤄진 ‘제1차 한·스페인 전략대화’에 나선 조현 외교부 1차관과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스페인 외교차관이 악수하는 자리 옆의 의전용 태극기가 구겨진 상태로 방치된 탓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참 안타깝다. 이 부분은 저희들이 여러 번 지적한 부분”이라며 “공직기강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비서실장은 “국가 대 국가 양자 간 대화인데 사전에 준비할 때 전혀 손 안 봤다는 건 대단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조현 외교부 제1차관(오른쪽)이 4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1차 한·스페인 전략대화에서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스페인 외교차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발렌수엘라 외교차관 옆에 놓인 의전용 태극기가 구겨져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의 실수는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외교부는 영문 보도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면서 ‘발틱’ 국가인 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를 ‘발칸’ 국가로 잘못 기재해 물의를 빚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보도자료를 영문 번역하는 과정에서 ‘발틱’을 ‘발칸’으로 잘못 표기해 확인 후 수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보도자료는 직제 개정안에 대한 내용으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에 우리 재외공관이 부재했다”고 맞게 쓰인 국문 보도자료와 달리, 영문 보도자료에서는 ‘발칸’으로 잘못 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발틱과 발칸은 발음은 비슷하지만 위치는 전혀 다르다. 발틱국가는 발트해 연안의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를 뜻하며, 발칸국가는 유럽 동남쪽 발칸반도 일대의 불가리아, 터키 일부지역, 구 유고슬라비아 등을 의미한다.

 

지난달 13일엔 문재인 대통령이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말레이시아어 대신 인도네시아어 인사말을 했다. 외교부 등의 잘못으로 정상외교의 결례 논란을 야기한 것이다. 외교부는 지난해 11월엔 ‘체코’를 26년 전 국가명인 ‘체코슬로바키아’로 잘못 표기했으며, 지난달 캄보디아 방문 때는 캄보디아 유적이 아닌 대만의 국가양청원(國家兩廳院) 사진을 올려 비판을 받았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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