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회적 제약 넘어 아프간 오디션 프로서 사상 처음 우승한 여성의 소감

입력 : 2019-03-27 17:25:12 수정 : 2019-03-27 22:32:2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아프가니스탄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소녀가 방송 출연자뿐만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감을 밝혀 화제가 됐다.

 

전통적인 이슬람 보수문화가 지배적인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의 사회적 활동은 큰 제약을 받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1일 방영했던 ’아프간 스타’(Afghan Star)의 시즌14 최종 경연에서 소수민족 출신의 자라 엘람(18·사진)이 프로그램 역사상 최초의 여성 우승자가 된 사연을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판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로 불리는 노래 경연 프로그램 아프간 스타는 이전까지 13번의 시즌을 거쳤는데, 13명의 우승자들은 모두 남성이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시즌14에서는 시청자 투표 제도가 도입됐는데, 그 덕분이지 엘람은 연달아 경쟁자들을 제쳐 21일 방송된 최종 경연까지 진출하였다.

 

최종 경연에서 그녀는 높지만 차분한 분위기의 목소리로 방송 역사상 최초로 우승한 여성 가수가 되었다.

 

엘람은 이 자리에서 ”나는 오늘 많은 남성의 가슴에서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두근거리게 하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을 대신해서 이 자리에 왔다”며 “오늘 우승자는 자라 엘람 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여성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시즌12에 출연했던 동부 출신의 주라라 하셰미는 최종 경연에 진출한 최초의 아프가니스탄 여성이었으나 2017년 3월21일 열린 최종 경연에서 남성인 사예드 자말 무바레즈가 우승했다.

 

WP는 “현재 이 프로그램은 아프가니스탄의 젊은 세대와 보수적인 종교 위주의 사회 간 갈등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성직자이자 종교학자인 압둘 바싯 칼릴리는 “아프간 스타는 청소년들을 유혹하여 깊은 혼돈으로 몰고가는 존재”라며 “TV 프로그램은 과학과 기술을 가르쳐야지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게 만들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2012년 시즌8의 우승자인 나비드 포로우가 신원 불명의 테러리스트에게 총상을 입어 죽을 뻔한 사건이 있었고, 1994년부터 2001년 11월까지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사실상 지배했던 이슬람 급진주의 단체인 탈레반은 아프간 스타 제작진이 탄 소형 버스에 자살 폭탄 테러를 자행해 7명이 숨졌다.

 

아프가니스탄 여성인권 운동가인 로야 사베르쟈다는 “엘람은 이번 경연을 통해 몇몇 시청자의 차별과 모욕을 감내해야 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며 “이 땅에서 여성이 아무 두려움 없이 돌아다니거나 대화를 나누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엘람의 우승을 축하했다.

 

한편 엘람은 저명한 아랍계 언론사인 알 자지라(Al Jazeera)와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유명 가수인 아리아나 사예드처럼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용준 온라인뉴스·정연준 인턴 기자=yjjung@segye.com

사진= 유튜브 ‘아프간스타톨로티비’(AfghanstarToloTV) 영상 갈무리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