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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주도한 한류, ‘버닝썬 게이트’가 찬물 끼얹나?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2019-03-21 05:00:00 수정 : 2019-03-20 18: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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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큰 공헌을 한 ‘한류 열풍’으로 지난해 국내 드라마나 영화·음반 수출이 늘어나 문화 부문 국제수지가 역대 2위 규모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21일 한국은행 '2018년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문화·여가서비스 수지는 2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는데요. 이는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2016년 4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역대 두번째로 많은 규모입니다.

 

2017년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여파로 드라마 등 수출길이 막혀 흑자가 2억달러로 내려앉았다가 지난해 다소 완화하면서 흑자 규모도 확대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개인·문화·여가서비스 수지는 영화나 라디오, TV프로그램, 드라마, 음반 등 주로 문화 콘텐츠 부문과 관련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수입)에서 지급한 돈(지급)을 뺀 것을 뜻하는데요. 여기에는 보건, 교육 부문도 포함되어 있으나 비중이 적은 편입니다.

 

지난해 개인·문화·여가서비스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돈은 11억1000만달러에 달해 2016년(11억3000만달러)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017년 9억3000만달러로 줄었다가 1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입니다. 이중 음향영상 및 관련 서비스 수입이 7억7000만달러로, 3분의 2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개인·문화·여가서비스 수지는 2014년 처음 2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선 뒤 2015년 2억2000만달러, 2016년 4억7000만달러 등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류 열풍’ 문화 부문 국제수지 역대 2위 규모 흑자…콘텐츠 부문 약진 두드러져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가수 등 인기가 중국, 일본을 비롯 세계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관련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만성 적자'를 면치 못하는 서비스수지에서 이러한 콘텐츠 부문 약진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빅히트)가 지난해 회계연도에 매출 2142억원, 영업이익 641억원, 당기순이익 50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인데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132%, 영업이익 97%, 당기순이익 105%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이는 방탄소년단의 활약 덕분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나란히 발매한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가 총 405만장 이상 판매되는 등 지난해 방탄소년단 앨범은 총 515만장(가온차트 기준) 팔려나갔습니다.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로는 81만명을 끌어모았고 MD·영상·출판물 등도 매출을 올렸습니다.

 

빅히트는 "작년은 전년에 이어 방탄소년단의 기록적인 행보가 사업 부문 확장과 맞물려 외형과 수익률 모두에서 최고의 실적을 보여준 한 해였다"며 "음악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해 지속적으로 조직 변화와 개선을 추구하고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중요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대세 그룹 방탄소년단(사진)이 최근 케이팝·케이드라마 부문을 통틀어 한류 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스타로 조사됐다.

빅히트의 이같은 성과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비슷하거나 더 큰 규모 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코스닥 상장사의 3분기 누적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7.36% 줄었는데요.

 

한국거래소 '2018년 코스닥시장 3분기 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누적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6% 감소한 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누적 순이익은 같은 기간 2.42% 증가한 5조650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3.06% 늘어난 120조2500억원을 나타냈습니다.

 

◆‘방탄소년단’ 빅히트 엔터, 창사 이래 최고 실적…규모 비슷하거나 큰 기업들 실적 부진과 대조 이뤄

 

한편 연예, 가요계가 사상 초유의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에 휘말리면서 한류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여러 아이돌 그룹은 사건 연루 멤버가 팀 탈퇴를 해도 이들의 경찰 수사와 검찰 기소, 법원 재판이 마무리되기까지 사실상 무기한 활동 중단에 들어갈 처지입니다.

 

이미 일부 멤버 입대로 휴지기인 팀도 있으나 군복무를 모두 마쳐도 여론의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먼저 현재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 핵심 그룹이자 일본이나 중국 등지에서 인기가 높은 빅뱅은 앞으로 5인조 활동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승리(본명 이승현·29)는 클럽 버닝썬 실소유주 의혹과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으로 경찰에 피의자로 입건돼 지난 11일 은퇴를 발표했는데요. YG는 13일 "승리 요청을 수용해 전속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사회복무요원 탑이 올해 소집 해제되고 지드래곤, 태양, 대성도 연내 제대를 앞뒀지만 이들이 함께 새 앨범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승리, 정준영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멤버였던 FT아일랜드 최종훈(29)은 2016년 2월 이태원에서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려 250만원 벌금과 100일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최종훈이 관련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개인 활동은 물론 FT아일랜드 멤버 활동도 모두 중단하겠다고 했는데요. 팬들의 퇴출 요구가 거세지자 결국 14일 탈퇴와 함께 연예계를 완전히 은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AP통신, 영국 로이터통신, 프랑스 AFP통신 등 해외 언론도 이번 사안에 대해 집중 조명하고 있는데요. 단순히 유명인 1~2명 탈선이 아닌 인성 교육 없는 공장형 K팝 시스템, 여성을 성(性) 상품화하는 사회적 병폐 등이 뒤범벅돼 빚어진 참사라는 지적입니다.

 

한국 연예계의 구조적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가운데 업계에서 어떤 자정 노력을 기울일지, 떠난 팬들의 마음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버닝썬 게이트’ 잘 나가던 한류에 찬물…양적 성장 아닌 질적 전환, 패러다임 바꿔야

 

양적 성장으로 한류가 국가브랜드로 글로벌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일각에서 반한류 정서가 확산되는가 하면, 정치·외교적 이슈에 따라 영향을 받는 등 외부적 요인에 크게 흔들리는 있는 상황입니다. 한류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앞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18일 펴낸 ‘한류의 패러다임 전환과 신한류 확산 전략 연구’ 보고서를 통해 "지금까지의 국가 주도 양적 성장 전략을 벗어나 쌍방향 문화교류, 세계속의 문화, 민간 주도 질적 전환을 골자로 한 한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흥원이 이번 연구를 위해 일본, 중국, 미국 등 해외 주요 7개국의 전문가 심층 인터뷰와 한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을 보면, 한류 지체 요인 중 하나는 우리나라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이들이 여론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한류의 부정적 인식이 쉽게 확산하는 것입니다.

 

이는 콘텐츠 소비에도 영향을 줬는데요.

 

진흥원은 착한 한류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확산시키고 콘텐츠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해외 현지 콘텐츠 산업과의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합니다.

 

그러면서 포맷 교류, 현지 아티스트와의 공동작업 등도 쌍방향 문화교류의 한 방법이라고 했는데요. 보고서는 수요자 맞춤형 콘텐츠 교류도 새로운 한류의 지향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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