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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조야 "트럼프 대북정책 실패… 전략 새로 짜야"

입력 : 2019-03-01 18:06:43 수정 : 2019-03-01 22: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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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다운’ 협상 방식 한계 노출 / ‘실무자급 협상서 핵심쟁점 타결’ / 과거정부 쓰던 ‘보텀 업’ 방식 부상 / 폼페이오 “트럼프·김정은 호의 / 비건팀 오래지않아 모일것 기대”
북·미 하노이 핵 담판 결렬로 양측 간 협상 방식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그동안 실무자들이 합의안의 밑그림을 그려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대일 담판을 통해 핵심 쟁점을 타결하는 ‘톱 다운’ 방식을 동원했다. 그러나 두 정상이 이번에 ‘빈손’으로 돌아왔다. 이 때문에 북·미 양측이 트럼프 정부 이전에 시도했던 고위급 또는 실무자급 회담을 통해 북핵 해법을 찾아 최고 결정권자의 승인을 받는 ‘보텀 업’ 방식으로 돌아가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무리한 요구 안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1일 새벽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과 관련, 사전에 준비한 서류를 손에 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직행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정상회담 전에는 3, 4차 회담 가능성을 예고했으나 하노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속 정상회담 얘기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미 양측이 실무급 접촉 가능성은 열어뒀다. 폼페이오 장관은 28일 필리핀으로 가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각자는 조금 재편해야 할 것이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그 팀이 오래지 않아 모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북 제재 전면 해제 요구”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필리핀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일 마닐라 외무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고 밝히고 있다.
마닐라=AFP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로 호의를 보였기에 (실무협상) 계획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두세달에 걸친 실무협상에서 두 정상이 만나 또 한 번 큰 스윙을 하길 바라며 많은 빗질을 해서 길을 깨끗이 치웠다”면서 “실제로 그렇게 됐고, 진전을 봤으나 기대했던 것만큼 멀리 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조야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이 실패로 끝났고, 이제 대북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갑작스러운 협상 결렬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직접 설득하는 전략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미 양측이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하지만, 언제 어느 직급에서 대화가 재개될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와 김정은 간 정상회담 결렬로 일대일 외교의 위험성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북·미 양측이 톱 다운 대신 보텀 업 방식으로 전환해도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회의론이 널리 퍼지고 있다. 존 딜러리 연세대 교수는 WP에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비건과 김혁철(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이 어떻게 풀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수미 테리와 리사 콜린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미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지지 않아 한반도에서 다시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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