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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준의 엑스트라이닝] 세계 야구계 화두로 떠오른 ‘경기시간 단축’

입력 : 2019-02-07 21:16:57 수정 : 2019-02-07 21: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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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세대 잡기 ‘스피드업 전쟁’ / 3시간 넘기기 일쑤… 흥미 반감 / WBSC ‘7이닝 축소’ 특단 조치 / 2020년 23세이하 야구월드컵 적용 / MLB 투수교체 제한규정 논의 / ‘타자 최소 3명 상대’ 협상 돌입 /“생존 노력” “전통 파괴” 평가 갈려 새해 벽두 세계 야구계에 ‘스피드 업’이라는 유령이 떠돌고 있다. 경기시간 단축을 위한 특단 조치들이 등장한 것이다. 먼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지난달 26일 2020년 23세 이하 야구월드컵과 2021년 세계청소년대회를 7이닝 경기로 치르기로 했다는 집행이사회 내용을 공표했다. ‘9회말 2사’라는 야구만의 레토릭을 무색하게 만드는 결정이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도 투수는 최소 세 명의 타자를 상대해야 한다는 새 규정을 두고 선수노조와 협상에 들어갔다고 6일 전해졌다. 선수노조는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도입 등을 수용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런 조치의 핵심은 경기시간을 3시간 아래로 줄이는 것이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이 경기시간이 긴 종목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포츠 비즈니스 저널에 따르면 MLB팬은 평균 57세로, 마국프로풋볼(NFL)의 50세, 미프로농구(NBA)의 42세에 비해 월등히 높다. 2017년 갤럽조사 결과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에서 MLB(9%)는 이미 NBA(11%)에 추월당했다. 55세 이하 연령대에선 MLB(6.5%)는 축구(10.5%)에도 뒤졌다.

이제 젊은 세대를 잡기 위해 ‘스피드 업’이 필수가 됐다는 의미다. 특히 올림픽 잔류에 사활을 건 WBSC는 야구의 본질이 흔들린다는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7이닝 실험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3×3 농구나 스케이트 보드 등 젊은 층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과감하게 2020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MLB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관중 감소와 노쇠화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중계권료로 구단들이 큰 이익을 보고 있지만 이는 사상누각일 뿐이다. 2012년 처음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을 돌파한 MLB는 이후 자동 고의사구와 코치의 마운드 방문 횟수 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음에도 경기시간을 줄이지 못하자 결국 투수교체 제한 카드까지 들고 나왔다. 
메이저리그가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투수교체 제한을 두는 규정 신설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KIA 김기태 감독(왼쪽)이 마운드에 올라 투수를 교체하는 장면.
KIA 타이거즈 제공

그렇다면 KBO리그는 어떨까. KBO도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을 밑돌았다. 하지만 타고투저가 심해진 최근에는 3시20분대까지 경기가 늘어지고 있다. 이미 MLB 못지않은 스피드 업 방안을 도입했음에도 허약한 투수가 막강한 타선을 막아내지 못하는 탓이다. 올해 공인구의 반발력을 줄이는 등 또 다른 변화를 꾀했지만 선수 저변이 더 넓어져야 제대로 ‘스피드 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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