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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김정은·트럼프… '사랑과 전쟁' 드라마의 결말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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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연을 맡은 ‘한반도 멜로드라마’가 전개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데 이어 새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의 ‘친서 외교’에 대해 “펜이 위대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 친서에 SNS를 통해 “연말, 바쁜 중에도 따뜻한 편지를 보내주어 고맙다”면서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우리의 마음은 결코 변함이 없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내가 방금 김정은으로부터 훌륭한 편지를 받았다”며 친서를 꺼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A4 1장짜리 편지를 각료와 기자들에게 보여주면서 ‘훌륭한 친서’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만나고 싶어하고, 나도 만나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는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으로 이번이 6번째이다.

문재인·김정은·트럼프 간 ‘사랑과 전쟁’ 드라마는 새해에 일단 장밋빛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해피 엔딩으로 끝날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지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은 3일 ‘2019 북한, 사랑의 삼각관계 유혹’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남북한과 미국 지도자가 삼각관계 속에서 치열한 ‘사랑싸움’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국장은 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문을 통해 “김정은의 노림수는 문재인과 트럼프의 사이를 벌려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의 이간질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김 위원장의 편지에 만족감을 표시했으나 그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루이스 국장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칭찬하면서 문 대통령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미국의 아첨꾼이라고 비난한다”고 강조했다. 루이스 국장은 “이는 곧 한·미 관계가 나빠지도록 그 틈새에 쐐기를 박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나이더 CFR 선임 연구원은 “김 위원장은 현재 한국과 미국 간 결혼 동맹이 확고한 상태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유혹하려면 문 대통령을 쫓아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이를 위해 취한 첫 번째 조처는 문 대통령을 일단 안심시키는 일이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남북한 정치·경제 동맹 복원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심어주려고 했다고 스나이더가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 다음에 남북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려면 미국과 같은 외세의 군사적 개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스나이더는 “김 위원장은 이와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눈을 돌려 그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틈새를 김 위원장이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겨냥해 “당신이 내게 최근에 해준 게 뭐가 있느냐”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김 위원장은 차제에 한국과 미국이 결혼 관계를 청산하고, 이혼하도록 유도하려 한다고 스나이더가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애증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과 손을 잡으면 두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사전 협이 없이 한·미 연합 훈련 중단에 합의했다.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열리면 주한 미군 철수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고립 상태에서 벗어나 국제무대로 나오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데이트’하도록 다리를 놓아 주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문 대통령은 ‘꼬마 로켓맨’과 ‘늙다리 미치광이’가 잘 지내면 세상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두 사람을 엮어주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기에 한·미 동맹이 깨지면 비극적인 상황을 맞게 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현재 트럼프와 김 위원장이 상대방을 유혹하려고 ‘희롱’하고 있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계속 발전할지 알 수 없고, 한·미 동맹 관계도 아직은 확고하다고 스나이더가 지적했다. 향후 북핵 담판 과정에서 김정은·트럼프 사이가 틀어져 두 사람이 적대 관계로 회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화염과 분노’의 대결로 다시 치달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군사 옵션을 검토하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 ‘핵무기 옵션’을 추구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2019년에 전개될 ‘사랑의 3각 관계’ 드라마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적인 한·미 공조 체제를 다지는 일부터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나 2차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김 위원장의 눈속임 전략에 넘어가지 말고,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금 협상에서 서둘러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스나이더가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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