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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복구까지 '일주일'…불안한 한 주 될까 [뉴스+]

입력 : 2018-11-25 18:20:52 수정 : 2018-11-25 23: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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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업무 시작해야 하는데… 병원·기업 등 '일상 마비' / 주말 서울 도심 휴대전화 먹통 ‘난리’/ 일대 상가선 임시방편으로 “현금만” / 경찰 112 신고 시스템도 한때 불통 / 생명 관련 있는 병원·약국 상황 심각 /“빨리 복구되지 않으면 큰 혼란 우려”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의 통신구 화재로 인한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통신망과 전산망이 먹통이 되는 바람에 가게들은 신용카드를 받지 못하고 병원들은 인터넷 진료예약을 받지 못했다. 월요일인 26일 한 주 업무가 시작되면 증권사나 병원, 기업 등의 업무에 큰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완전복구까지 일주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라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25일 소방당국과 KT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26분 아현지사에서 난 불이 모두 꺼져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통신망을 복구하는 중이지만 소실된 통신구 시설 규모가 상당히 커 애를 먹고 있다.

주말 도심은 별안간 닥친 신용카드 등 각종 결제 기기 마비와 스마트폰 먹통으로 한바탕 난리를 겪었다. 카드 결제기가 작동되지 않아 지하주차장에 몇 시간 동안 갇히거나 휴대전화 먹통으로 급한 용무를 못 보는 일이 속출했다.
25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상점에 전날 발생한 KT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통신 장애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함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하상윤 기자
전날 실기 면접을 치른 한국예술원에서는 컴퓨터로 학생 신원을 조회할 수 없어 인쇄한 자료로 일일이 대조작업을 했다. 스마트폰이 작동하지 않자 택시기사들은 손님들 콜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아현지사가 통신망을 공급하는 마포구와 서대문구, 용산구, 중구, 은평구, 경기도 고양시 일대 상가는 임시방편으로 ‘현금만 받는다’ ‘계좌이체 해주시라’ 등 팻말이 다수 내걸렸다. 26일 출근을 앞두고 직장인들은 현금이나 도시락을 미리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기업은 일요일 미리 시스템 작동 여부를 점검하느라 직원을 비상 출근시켰다.

아현지사 2층 서버실에 서버를 둔 인터넷 기반 업체나 커뮤니티들은 데이터들이 훼손되면서 막대한 피해를 봤다. 영화와 DVD, 오디오 시스템 정보를 공유하는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는 지난 19일 오후부터 24일 오전까지 올려진 게시글과 데이터가 모두 사라졌다는 공지 글을 올렸다. KT 서버와 연결된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도 마비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일대 112·119신고 시스템도 한때 먹통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화재 직후 서대문경찰서 등 4개 경찰서에 통신장애가 발생했다가 대부분 복구됐지만 일부 파출소는 이날까지도 장애가 이어졌다. 통신 이상이 생긴 경찰서 112 상황실 직원들은 서울경찰청 상황실로 출근해 서울청 컴퓨터로 관할구역 신고를 접수해 무전으로 직접 지령을 내리는 식으로 대응했다. 경찰 관계자는 “KT 회선을 이용하는 경찰서 지령실 112 시스템에 장애가 있었지만 다른 통신사 무선망을 쓰는 순찰차 태블릿PC는 정상이었다”고 말했다.
KT 아현국사 화재로 통신장애가 이틀째 계속되고 있는 2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원내 통신장애 안내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중소 자영업자나 일반 기업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생명과 관련 있는 병원과 약국 상황이 심각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외부를 연결하는 전화망이 아직도 불통”이라며 “진료 예약 및 취소·변경 등 업무가 원활하지 않아 월요일부터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한 약국 관계자는 “어제(24일)부터 카드 결제기는 물론 환자 수진자 조회, 의약품 관련 시스템 등이 모조리 먹통이 됐다”며 “빨리 복구하지 않으면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재 현장감식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통신대란이 발생한 가운데 25일 경찰과 소방서 등 관계기관 전문가들이 전날 화재가 난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죄송” 황창규 KT 회장이 25일 서울 충정로 KT 아현지사 화재 복구 현장에서 전날 발생한 화재 사고에 따른 통신장애로 피해를 끼친 데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아현지사는 이날도 통신망 복구 작업에 열을 올렸다. 지하 통신구와 직접 연결돼 10시간 동안 연기가 집중적으로 나온 환기구에 쌓인 검은 재와 녹물은 전날의 화재 규모를 가늠케 했다. 화재 지점 반경 20∼30m쯤 들어설 때부터 벌써 고약한 탄내가 진동을 했다.

현장 주변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현지사 맞은편 건물에 사는 주민 김모(44·여)씨는 “어제 연기와 매캐한 냄새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됐다”며 “TV와 휴대전화 둘 다 먹통이 돼 하루 종일 조마조마했다”고 토로했다.

김청윤·이창수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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