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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불집회 남함페 “곰탕집 판결은 정당, 성범죄 증거만으로 수사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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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27 08:00:00 수정 : 2018-10-26 21: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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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곰탕집 시위③] 남함페 인터뷰 온라인 카페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가 2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곰탕집 성추행 사건’에 대한 ‘사법부 유죄추정 규탄 시위’를 연다는 계획을 밝히자 남성 페미니스트 모임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남함페)’은 당당위의 집회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맞불집회를 선언했다.

남함페는 25일 세계일보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성폭행 사건은 피해자의 24시간을 녹화, 녹취하지 않는 이상 증거주의에 부합하는 증거가 존재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며 “성폭행 사건 등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지는 성추행 사건은 증거주의적 증거로는 수사해서 재판 진행 자체를 할 수 없다”고 ‘무죄추정’을 주장하는 당당위를 저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남함페 “당당위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중”
곰탕집 성추행 사건이 촉발된 지난 11월 대전의 한 곰탕집에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 
출처=유튜브

남함페는 이날 “당당위의 스탠스나 내부적 태도는 얼핏 여성 혐오나 2차 가해를 경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발짝만 더 떨어져 전체 상황을 보면 그들이야말로 거대한 2차 가해 그 자체고 여성 혐오의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당위에서 가해자를 옹호하기 위한 논리로 쓰는 허위사실, 예컨대 (피해자가) 1000만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부분이나, 상식적으로 윗사람들을 모시는 자리에서 성추행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각각 피해자를 꽃뱀 프레임에 씌우고 가해자에겐 일반 상식을, 피해자에게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들이미는 전형적인 2차 가해”라며 “이 사회에 가장 짙게 깔려있는 여성 혐오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남함페는 당당위가 주장하는 ‘성범죄 무고’ 대해서도 과장된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교통사고 당한 사람보고 ‘자해공갈단’이라고 의심하지는 않는다. 재판 준비를 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결과가 나오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재판을 벌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고 (성범죄) 피해자가 왜 많은 시간과 돈을 써가며 재판을 진행하는 지에는 생각하지 않고 가해자에게만 공감하는 것은 그 자체로 2차가해”라고 주장했다.

◆곰탕집 사건 피의자 징역 6개월 “유죄추정 아냐”

남함페는 곰탕집 성추행 사건의 피의자에게 1심 징역 6개월형을 선고한 재판부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남함페는 “법조계에서는 현재 밝혀진 정확한 팩트만 근거해도, 가해자가 진술을 번복한 점, 당일에 폭탄주를 15잔 마신 점, 그리고 피해자의 여러 번에 걸친 일관된 진술에 합치하는 참고자료(CCTV 영상)까지 고려하여 애초에 이 사건을 유죄로 판결하는 판단에는 별로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며 “다행히도 증거가 넘쳐나는 '쉬운 사건'이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함페는 “성추행 사건은 증거주의적 증거로는 수사해서 재판 진행 자체를 할 수가 없어 진술의 일관성, 참고할만한 다른 정황들로 미루어 판사의 판단에 맡겨 선고한다”며 “결국 당당위가 주장하는 ‘(증거주의적)증거 불충분’의 논리는 성폭력 범죄를 수사가 불가능한 것으로 만든다”고 했다.

◆“사법부 규탄한다면서 왜 혜화?…당당위 성대결 조장”

남함페는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북카페에서 남성끼리 페미니즘 공부를 하다 탄생한 단체다. 현재는 남성 8명, 여성 4명이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반사이버성폭력 캠페인, 불법촬영 근절 스티커 배포, 페미니즘 콘텐츠 제작 등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페미니스트 모임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남함페)’의 27일 집회 안내 포스터. 페이스북 캡처

남함페는 27일 서울 혜화역에서 펼쳐지는 집회가 남녀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저희 모임은 오히려 남성이 많아 따지고 보면 남성 대 남성의 대결인 것 같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성대결은 오히려 당당위 측에서 조장하고 있다”며 “사법부를 규탄할 것이면 대법원 앞에서 하든 부산지법 앞에서 해야 하는데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가 열린 혜화에서 개최한다는 것은 명백한 성대결 조장”이라고 비난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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