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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중국 치열한 패권 다툼… 네팔, 위태로운 줄타기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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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23 14:13:47 수정 : 2018-09-23 14: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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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공격적인 서진 정책으로 남아시아와 인도양에서의 중·인도 간 치열한 패권 다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역내 국가들이 중국과 인도와의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 외교를 벌이고 있다. 네팔, 부탄 등 역내 소국들은 중국의 적극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구상 추진으로 친중국 정책을 펼치면서도, 인도양 패권국인 인도의 눈치도 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다. 
네팔은 중국과 인도 사이인 히말라야 산맥 중앙부의 남쪽을 차지하는 내륙 국가로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바이두 캡처

23일 알자지라 뉴스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네팔 정부와 운수협정을 맺고, 네팔이 중국 톈진(天津) , 선전(深圳), 롄윈강(連雲港), 잔장(湛江) 등 4개 항구와 란저우蘭州] , 라싸(拉薩) , 시가체(日喀則) 등 3개 내륙 도시를 통해 다른 국가와 무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2016년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울리 총리가 중국을 방문할 당시 양국 간 맺었던 국경간 운수 협정의 후속 조치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팔 외교부는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네팔은 2016년 당시 전체 교역량의 2/3를 차지하는 인도와의 갈등으로 2015년 인도 정부가 네팔을 상대로 수개월에 걸친 국경 봉쇄를 단행해 어려운 처지에 놓였던 상황이었다. 울리 총리는 당시 네팔 내에서 불고 있던 반인도 정서에 힘입어 친중국 정책을 추진하면서 2016년 3월 베이징을 방문해 무역 운송협정에 사인했다. 네팔 언론은 “중국과 네팔의 운수협정은 네팔에 있어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며 환영과 지지 입장을 밝혔다. 알자지라 뉴스는 “중국과 네팔의 운송협정은 네팔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좋은 일”이라며 “중국은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확장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티베트 지역의 안보 문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비판론도 만만찮다. 인도보다 훨씬 떨어진 원거리의 항구 이용이 과연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중국 항구에서 네팔까지 가장 가까운 지역이 2600km나 떨어진 곳이다. 동쪽의 가장 가까운 인도의 콜카타 지역은 네팔에서 불과 80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번 네팔의 운송협정은 전통적인 패권국인 인도와 새롭게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 간 남아시아 지역 힘겨루기의 일단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와 중국의 사이에 있는 네팔.
바이두 캡처

인도 언론도 네팔 현지 언론을 인용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인도 언론들은 대체로 중국·네팔 운수협정에 대해 ‘네팔에 대한 인도의 무역 독점을 중국이 깨뜨렸다’며 중국의 서진 정책을 우려했다.

실제로 중국은 일대일로 등 정책을 통해 남중국해와 인도양, 아프리카의 바닷길을 연결해 제해권을 장악하는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인도양 패권국인 인도의 해상봉쇄를 목표로 하고 있고, 인도는 일본과 미국과 연계한 ‘인도· 태평양’ 전략으로 이를 돌파하려고 하고 있다.

지난해 히말라야 지역 중국, 인도, 부탄 간 국경 지역인 도카람에서 70일 이상 중국과 인도군은 무력 대치를 벌이기도 했다. 여전히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양국은 군사력을 확충하고 있다. 또 올해 초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에서 발생한 국가비상 사태에서 중국과 인도는 몰디브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이기도 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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