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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돌팔매에 좌절하면 울어줄 것"…공지영 "감사, 영혼 한뼘 더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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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3 06:00:00 수정 : 2018-09-13 07: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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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류 시인, 공 작가 공개 응원 안팎 인기 시인 류시화씨가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와 배우 김부선씨 간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 등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소설론’을 둘러싸고도 공개 논쟁을 벌인 작가 공지영씨를 공개 응원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공 작가는 이에 “오늘은 하느님 저를 위로하시는 날”이라며 “내 영혼이 한뼘 더 자라고 있다”고 공개 응원에 감사함을 표했다.

류시화 시인. 류 시인 페이스북
◆류시화 “공지영은 ‘좌충’하고 ‘우돌’하는 편협하지 않는 작가”

류 시인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시디즘’(유대교 신비주의)에 나오는 우화를 소개하며 “며칠 전 한 작가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최근 장편소설 <해리>를 펴낸 공지영 소설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공 작가와 관련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그는 자신이 과거에 그녀(공 작가)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었음을 몇 차례 전제하면서 최근의 그녀의 언행에 대해 비난하기 시작했다”며 “좌충우돌식으로 행동한다거나, 작가로서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거나, 내부에 칼질을 해 댄다는 식이었다”고 전했다.

류 시인은 “그것이 논점에서 벗어난 다분히 감정적인 비난임을 눈치채지 못할 이유가 없었지만, 나는 그 ‘좌충우돌’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며 “공지영은 말 그대로 ‘좌충’만 하거나 ‘우돌’만 하는 편협한 작가가 아닌 것”이라고 공 작가를 호평했다.

그는 “그녀(공 작가)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좌우, 혹은 내 편 네 편이 아니라 진실에 치우친 작가”라며 “또한 ‘내부에 칼질을 한다’는 말도 너무 멋진 표현이었다. 내부의 곪은 것을 도려내는 사람이 생명을 살린다”고 거듭 호평했다.

◆“비난 돌팔매에 좌절하면 그녀를 위해 울겠다”

류 시인은 최근 논란이 된 ‘소설 논쟁’과 관련해 “시와 소설은 허구이거나 꾸며 낸 이야기가 아니다. 삶의 진실을 더 정확히 가리켜 보이기 위한 표현 방식이다. 모든 문화에서 이 표현 방식은 긴 세월 진실성과 정당성을 인정받아 왔다”며 “일반적인 대화가 아니라 통치자의 입 역할을 하는 사람이 우아한 척하며 ‘거짓말이다’라는 의미로 ‘소설이다’라고 공표했다면 무지한 것”이라고 공 작가의 예의 ‘소설론’을 옹호했다.

그는 이어 “이 나라는 어느 쪽이 권력을 잡든 언제나 ‘자기들만의 나라’를 만들려는 무리들에 의해 ‘좌우’돼 왔다. 그들만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는 모든 거짓을 봉인한다. 그 봉인된 상자를 여는 사람은 적이나 미친 자가 된다. 정치든 종교든 이념이든 진실과 진리 앞에서 진영 논리를 펴거나 거짓을 보호하는 이들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그들은 가죽 장갑을 벗지 않고 악수하려는 자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작가는 자신의 예민한 더듬이로 감지하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사람”이라며 “나는 공지영을 응원한다”고 공 작가에 대한 지지를 공개 표명했다.

류 시인은 “내가 내면의 진리를 탐구하느라 등한시해 온 외부의 진실을 들춰내고, 순응과 균형을 유지하느라 주저한 행동을 과감히 하는 작가이다. 세상일에 반응하고 대응하면서도 진정한 자신으로 존재하는 사람”이라며 “나는 어느 날 그녀(공 작가)가 비난의 돌팔매질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우물물을 마시고 같이 미쳐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나는 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지영 작가. 뉴시스
◆공지영 “제 자신이 증오와 응원 전쟁터 된 느낌…응원에 감사”

공 작가는 이에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류 시인의 공개 응원글을 링크하고 “류시화샘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그는 “제가 전쟁터가 된 느낌”이라며 “잠시 걸어가는 짧은 길 속에서 저를 극심히 증오하는 자들과 저를 응원하는 자들이 내는 소리가 양쪽 귀로 들려온다”고 최근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공 작가는 “어제는 한 교구에서 제 강연이 ‘취소’되고 오늘 아침 미사 다녀오는데 생전 그러지 않던 자매님 두어분 모여 계시다가 ‘공 작가님!’ 부르시더군요. 새벽 미사 참례 5년 반 만에 처음이었는데 ㅎ 돌아보니 엄지를 치켜세우시며 ‘응원합니다!’ 하시네요”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오늘은 하느님 저를 위로하시는 날”이라고 “내 영혼이 한뼘 더 자라고 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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