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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씨 꺼질라… 금리 9개월째 동결

입력 : 2018-08-31 19:40:43 수정 : 2018-08-31 22: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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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17년 11월 이후 1.5% 유지 / 고용쇼크·무역분쟁·신흥국 불안 / 대내외 불확실성 높아 인상 신중 / 일부 위원, 이번에도 소수 의견 / 이주열 “금융안정 상황에 더 유의” 한국은행은 31일 고용 쇼크, 경제심리 악화, 미·중 무역갈등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결론은 연 1.5%인 기준금리 유지. 이로써 지난해 11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9개월째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무역분쟁,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신흥국 불안 등 불확실성이 높은 점,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은 점 등으로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3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한은총재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뤄진 금리 동결 결정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하강 가능성이 제기되고 글로벌 시장도 불안정한 만큼 금리 인상이 자칫 경기를 더 후퇴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향후 성장,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더 짚어보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최근 투자는 부진한 모습이다. 통계청의 7월 설비투자지수는 -0.6%로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 1.5%로 한은 목표(2.0%)에 못 미쳤다. 고용은 ‘참사’수준이다. 상반기 취업자 수 증감은 월평균 14만1900명 수준에 불과하고, 7월에는 5만명에 그쳤다. 이날 이 총재는 올 취업자 수와 관련해 “지난 7월 전망한 18만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비자심리와 기업심리는 지난해 초 수준으로 후퇴했다. 수출은 양호하다지만 미·중 무역갈등 전개 양상에 따라 타격이 불가피하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터키의 통화가치가 폭락하는 등 신흥국 위기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내외 정치 및 경제 상황은 금리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며 “한은의 입장은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인상 신호는 여전히 살아 있다. 한은은 금융불균형에 따른 리스크 심화를 이유로 들었다. 가계부채는 1500조원에 육박하고, 저금리로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면서 가격상승을 야기하고 있다.

이일형 금통위원은 지난 7월 금통위에서 “부동산 부문에 쏠린 사업 투자, 주택 과잉 공급에 따른 미입주 리스크 등 완화적 통화 기조에서 비롯한 부작용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이 위원은 이번 금통위에서도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해야 한다. 미국이 9월 금리를 올리면 한·미 기준금리차가 0.75%포인트로 더 벌어진다. 신흥국 위기와 맞물려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이 총재는 “경기도 보지만 금융안정 상황에 더 유의할 필요가 있고, 잠재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중기적으로 물가는 1%대 후반으로 목표에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며 “통화정책 스탠스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금융안정 상황에 무게를 둔 것은 경기나 물가가 최소한의 조건만 충족되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통화정책 기조를 명확히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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