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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안팎 악재에 출구 못 찾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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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29 21:47:23 수정 : 2018-08-29 21: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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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 지지부진… 탄핵정국 개연성도 높아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4차 방북 계획을 공식 발표한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어떤 의견도 적지 않았다. 6개월 전 퇴임한 조셉 윤을 대신해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이끌어 갈 스티븐 비건 신임 대북정책특별대표에 대해서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트윗 논평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은 4차 방북 발표에 침묵을 지키다 하루 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전 세계가 방북 취소 소식에 주목했고, 이젠 멈춰선 북한 비핵화 협상을 두고 갖가지 조언과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이슈를 트위터에서 다룬 건 지난달 말 미군 유해 송환 소식을 전한 이후 대략 한 달 만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쓰고 안 쓰고를 두고 큰 징후를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 하지만 대다수 언론을 등지고 트위터에 목소리를, 의중을, 분노와 기쁨을 표현해 온 최강대국의 지도자가 북한 소식을 소홀하게 다룬 것은 그 한 달 동안 북한 비핵화 논의에 큰 진전이 없었기 때문일 수 있다.

정재영 워싱턴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이 비건 특별대표를 단상에서 소개한 그날, 폭스뉴스의 ‘폭스 앤드 프렌즈’ 인터뷰에 등장해 “북한에 준 것은 제재밖에 없다”면서 “대북 제재는 북한이 보다 빨리 움직이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간의 재임 성적을 묻자 ‘A+’를 매기면서 “내가 탄핵당하면 시장이 붕괴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런 발언이 보도된 하루 뒤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했다는 점에서는 그 하루 동안 뭔가 급박한 변화나 징후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측에서 전해온 적대적인 내용의 비밀편지 때문이라고 27일 분석했다.

미 언론은 최근까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과 성 추문 의혹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방북 발표 이틀 전,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활동한 마이클 코언이 유죄를 인정했고,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에 대해서는 금융·세금 사기 등 8건의 혐의에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초유의 탄핵 정국이 시작될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북 취소를 알리면서 “한반도 비핵화 측면에서 충분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협상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면서 무역전쟁 상대국인 중국 책임론을 강조했다. 북한의 제1 무역국인 중국이 협조하지 않아서 대북 제재 효과가 약해졌고, 이로 인해 비핵화 협상도 지지부진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가장 큰 두 이슈가 이젠 하나로 묶였다. 게다가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등 갖가지 악재를 안고 11월 중간선거로 향하고 있다. 미국의 역대 여러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북핵 이슈가 다른 사안과 엮이고 정치 상황에 치이면서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대한 ‘내기’들의 위험부담이 점점 더 커지고 승산도 낮아 보인다고 전했다. 여러 악재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5%를 넘어서고 있지만,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 지지도는 59%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치지형도가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중간선거 이후 북한 비핵화 협상은 어떤 국면을 맞게 될까. 9월에 이어질 북·중, 남북 정상의 만남과 유엔총회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해법을 고민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정재영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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