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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100조 증가, 가계빚 1500조…문제는 가계소득

입력 : 2018-08-23 20:29:00 수정 : 2018-08-23 20: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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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분기 가계신용 분석 / 규제불구 가계대출 증가폭 확대 / 1분기 대비 12조8000억 늘어 / 집단·전세·신용대출 등 영향으로 / “하반기 입주 많아 증가 지속 전망”
가계 빚 1500조원 돌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은 2분기 말 149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말 대비 24조9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이 1409조9000억원, 신용카드 결제액 등 판매신용이 83조2000억원이다.

가계 빚이 8월 중 15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은과 금융위원회가 집계한 7월 가계부채 증가분(속보치) 5조5000억원을 반영하면 1498조7000억원이 된다. 8월 가계부채가 1조3000억원 이상만 늘면 가계부채는 1500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지난해 3분기 가계부채가 1400조원을 넘어선 뒤 1년 만에 100조원 이상 불어나는 것이다.

정부가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강도 높은 규제 정책들을 잇달아 시행하고 있지만 은행 대출은 계속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은행 가계대출은 681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증가규모(12조원)보다 더 크다. 은행 가계대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7% 안팎을 나타내던 것이 올해 들어 1, 2분기 연속 8.1%로 확대됐다. 한은은 “아파트 입주물량 확대에 따른 집단대출 및 신용대출, 전세대출, 은행권이 최근 취급을 늘리고 있는 오토론(자동차대출) 등이 늘어나면서 은행 대출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잔액은 3월 말 50조8000억원에서 6월 말 55조4000억원으로 4조6000억원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의 오토론도 3월 말 3조1048억원에서 6월 말 3조8540억원으로 7492억원 늘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 등 영향으로 지난해 2분기 6조3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전체 가계신용 증가는 둔화하는 모습이다. 2분기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6%로, 2015년 1분기(7.4%) 이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가계대출 급등기 이전 과거 10년(2005∼2014년) 평균 증가율 8.2%도 밑도는 수치다. 2016년 4분기 11.6%로 정점을 찍은 뒤 6개월 연속 증가율은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부채가 가계소득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분기 가계소득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2%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도 가계소득이 1.7% 증가하는 동안 가계부채는 8.1%나 늘었다. 이미 지난 1분기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0.1%로 치솟은 상태다.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금리가 오르면 가계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5%대 금리의 주택담보대출 상품도 등장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6월 3.72%로, 지난해 말(3.61%)보다 0.11%포인트 올랐다.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은행과 제2금융권의 기타대출 잔액은 411조2000억원이다. 1분기 4조9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2분기에는 10조1000억원으로 더 커졌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계신용대출은 변동금리 대출이 대부분이어서 금리가 인상될 때 더 큰 충격을 받는다.

한은은 당분간 가계 빚 증가세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도 신규 입주물량이 많이 남아 있어 이에 따른 잔금대출, 집단대출 취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아파트 물량이 사상 최대로, 내년쯤에는 입주물량이 점차 소진되고 관련 대출 수요가 줄어들면서 진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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