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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은 본디 선한가 악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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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형 교수 문인헌 강좌 ‘유학의 개념들, 에리히 프롬으로 읽다’ 23일 개강 서울 강남에 고전 공부하러 간다. 계절의 순환 원리에 따라 폭염이 서서히 물러나는 요즘 강남에 고전을 강학하는 학교가 생겨 교양에 목말라하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고전학교 문인헌(問人軒)’. ‘고전을 통한 성찰과 치유’를 구호로 내걸고 공인회계사이자 동양철학 박사인 이택용 대표가 만들었다. 문인(問人)은 <논어> 향당 편에 나오는 말로 ‘사람에 대해 묻는다’는 의미다. 마구간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은 공자가 사람이 다쳤는지만 묻고 말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는 일화에서 연유한다. 당시 기준으로서는 말이 소중한 재산이지만 노비를 포함해 마구간에서 일하는 사람의 안부를 먼저 물은 데 공자의 휴머니즘이 배어있다.

최문형 교수가 ‘고전을 통한 성찰과 치유’를 표어로 내건 고전학교 문인헌에서 동양학에서의 천명과 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택용 대표는 고전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인간은 공부를 안 하면 본능으로 흐르거나 사회적 관습에 쓸려간다”면서 “고전은 자아성찰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한다”고 조언한다.

고전학교 문인헌의 전임교수 중에 문인헌 개설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강좌를 이끌어 가는 학자는 최문형 성균관대 유학대학 초빙교수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민족문화연구소 연구실장을 역임한 최 교수는 지난 학기 문인헌 7기 강좌 때 ‘동양의 신(神)개념, 천(天)과 도(道)로 읽는다’를 주제로 강의했다. 철학자, 목회자, 언론출판인, 사업가 등 전문직 종사자 약 20명과 함께 공자를 비롯한 맹자, 묵자, 노자, 장자의 사상과 철학을 압축적으로 수업했다. 특히 동양철학에서의 신 개념과 서양철학의 대표주자인 기독교 신 개념의 비교 설명은 다른 어떤 강좌에서도 접하기 어려운 명강의였다.

최문형 교수가 동양학에서의 신 개념과 서양 기독교의 신 개념을 비교 설명하고 있다.
“유학은 ‘성인(聖人)되기’를 추구하는 학문이면서 종교입니다. 그래서 우리 역사 속에는 올곧고 멋있는 많은 선비들이 나왔지요. 현대인들은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일상에 휘둘려 삽니다. 단 한번뿐인 생(生)인데 말이죠. 독일 출신 철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 (Erich Pinchas Fromm: 1900∼1980)은 그의 많은 저작을 통해 자유와 자주, 자기실현을 말했습니다. 이는 유학의 ‘성인(聖人)되기’와 상통합니다.”

최문형 교수는 8월 23일부터 매주 강의하는 문인헌 8기 강좌에서는 ‘유학의 개념들, 에리히 프롬으로 읽다’를 개설했다. 23일 첫 강의는 ‘유학의 하늘(天)을 하나님으로 읽다’, 2주차는 ‘이익(利)의 추구를 소외로 읽다’, 3주차는 ‘의(義)와 인(仁)을 정의와 사랑으로 읽다’, 4주차는 ‘명(命)을 역사적 실존과 미지의 경험으로 읽다’, 5주차는 ‘도(道)와 중(中)을 자유와 자주로 읽다’, 6주차는 ‘생각(思)을 자유의지로 읽다’, 7주차는 ‘정명(正名)을 통해 평화를 보다’, 그리고 마지막 8주차(10월 11일)는 ‘인간의 본성(性)은 선한가?’를 화두로 에리히 프롬의 사상을 비교 천착한다.

최문형 교수의 강의를 철학자, 목회자, 언론출판인, 금융인 등 다양한 직군의 직장인이 경청하고 있다.
최 교수는 강좌를 개설하며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의 간격에도 불구하고 유학사상과 에리히 프롬의 사상은 닮아 있다”면서 “단순히 낡은, 오래된, 옛 것이 아닌 ‘유학사상 다시 보기’를 에리히 프롬의 관점에서 시도하고 고민해 보는 것이 본 강좌의 목적이고 의미”라고 밝혔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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