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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이슈]“러, 美 대선개입 부정은 실언”… 꼬리내린 트럼프

입력 : 2018-07-18 20:49:44 수정 : 2018-07-18 21: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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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풍 거세자 하루 새 입장 선회 / “단어 잘못 말한 실수서 비롯” 변명 / “방위비 등 순방 성과는 외면하고 언론이 비판에만 집중” 불만도 / 트럼프 해명에도 비판 줄지 않아 /트위터선 ‘반역자’ 해시태그 인기 / “독재자들의 정치, 민주주의 망쳐”…오바마, 우회적으로 트럼프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생에선 승리만 있을 뿐 사과는 없었다. 국민을 상대로 할 때도 좀처럼 사과를 하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처음 가진 미·러 정상회담 이후 거센 혹평이 일자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독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는 트럼프(가운데)와 푸틴(오른쪽)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그간의 태도와 달리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인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회동을 갖기 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자신의 발언에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와 달리 미리 원고를 준비해 읽어내려갔다. 미 정보당국에 대한 신뢰를 보내면서도 (러시아와) 결탁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전날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던 입장에서 물러선 것이다. 러시아 스캔들 관련 발언을 해명해야 한다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조언이 입장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 개최된 미·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 스캔들’ 논란과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책임을 추궁하지 못하며 저자세 논란을 야기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아주 강하게 (대선 개입) 의혹을 부인했으며, 나도 그런 일을 러시아가 저질렀다는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고 러시아 입장을 두둔했다. 언론과 야당은 물론 집권 여당인 공화당 지도부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태도를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반역 행위를 저질렀다”고 공박하는 등 비판 수위는 거셌다.

‘트럼프·푸틴 관계’ 풍자한 그림 등장 미·러 정상회담 결과에 실망한 시위대가 1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인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관계를 풍자한 그림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해명은 담백한 사과는 아니었다. 자신의 발언이 단어를 잘못 말한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에 저자세를 보였다는 지적과 관련, “(내 발언은) ‘러시아가 저지르지 않았다’는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는 이중부정 문장이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의도와 달리 표현에 잘못이 있었다는 해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언론이 비판에만 집중할 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끌어낸 해외 순방 성과는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슬프게도 성과들은 보도되지 않고 있다”며 “가짜뉴스가 미쳐가고 있다”고 글을 남겼다.

오바마, 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 연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워더러 크리켓경기장에서 열린 넬슨 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AFP연합뉴스
깔끔하지 않은 해명 때문인지 그에 대한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트위터에서는 ‘#반역자(traitor)’라는 해시태그가 인기를 끌었으며, 미리엄-웹스터 영어사전 홈페이지에서는 ‘반역’이라는 단어가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넬슨 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 강연에서 “공포와 분노의 정치를 추진하는 정치인들이 수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독재자들의 정치가 부상하고 있다. 권력자들이 민주주의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든 제도와 규범을 망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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