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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비핵화 속도·이행 방식… 견해차만 확인한 北·美

입력 : 2018-07-08 18:12:07 수정 : 2018-07-08 21: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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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北·美 고위급회담 / 방북 폼페이오, 김정은 못만나 / “해야 할 일 더 있다” 이견 시사 / 北 “美, 강도적 요구” 불만 표출 / 12일 판문점서 미군 유해 회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북한 방문을 마치고 떠나기 위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평양 AFP=연합뉴스
6∼7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1박2일 ‘백화원’ 회담을 마치고 평양을 떠났다. 기대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은 불발됐다. 북한은 폼페이오가 떠나자마자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공개 불만을 쏟아냈다. 북·미 간 비핵화 후속협상이 틀어졌다는 의미다.

앞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큰 틀에서의 원칙적 합의는 이뤘지만 비핵화 완료 시점과 사찰 및 검증을 비롯한 구체적 이행 방식에 대한 협의는 미뤄놨다.

따라서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3차 방북에 미국이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방식의 비핵화’(CVID)와 북한이 이에 상응한 조치로 요구하는 ‘완전한 체제보장’(CVIG)이 어떤 식으로 절충점을 찾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7일 회담을 마친 뒤 ‘비핵화 시간표와 대량파괴무기(WMD) 및 미사일 시설 신고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그 두 가지 사안에 관해 얘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면서 “어떤 부분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나 다른 부분에서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더 있다”고 말해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는 “(대북)제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의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다시 북한을 압박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이 7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 중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1박2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평양을 떠났다. 뉴시스
북한도 공개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7일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은 싱가포르 수뇌 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하면서 일반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은 것이라면 전 세계가 강도”라고 반박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협상은 양국 간 비핵화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6일 오후 평양 순안공항에 방북한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전용기가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전 두 차례 방북에서 모두 김 위원장과 면담했던 폼페이오 장관이 ‘바람’을 맞은 것도 북·미 협상의 본질이자 핵심인 비핵화 문제에 대한 근본적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래도 양측은 오는 12일 판문점에서 6·25 참전 미군의 유해송환 회담을 개최하고 향후 북한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기 방식을 논의하기로 했다. 후속협상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을 수행했던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7일 “북·미가 비핵화 검증 등 핵심 사안을 논의할 워킹(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향후 비핵화 로드맵의 구체화는 이들 워킹그룹의 실무협상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번 북·미 협상 결과를 놓고 “북한이 시간끌기로 가는 것 같다”며 “협상 판을 깨는 대신 자기들이 원하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통해 미국과 장기간 협상하겠다는 것이고 협상의 주도권 확보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시간끌기 배경으로 신 센터장은 “올해 1월만 해도 자기들이 급하니까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왔지만 세 차례의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제재가 종전 같지 않고 자신들이 미국과 오랜 기간 협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어느 정도 조성됐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서·김예진 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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