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7일 농림축산검역본부, 환경부, 농촌진흥청 등 관계기관과 학계 전문가가 참여해 인천항 컨테이너 야적장에 대한 합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붉은불개미 여왕개미 1마리와 애벌레 16마리, 일개미 560여 마리를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또 발견지점에서 약 80m 떨어진 지점에서 일개미 50여 마리가 추가로 발견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1000여마리의 군체가 처음 발견된 것을 포함해 지금까지 6차례 붉은불개미가 발견됐지만 여왕개미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계에 따르면 여왕개미는 정자 없이도 알을 낳고 부화시킬 수 있다. 또 수개미에게 받은 정자를 몸속에 보관했다가 산란 때 쓸 수도 있다. 따라서 여왕개미 1마리와 일개미 몇 마리만 있어도 순식간에 개체수가 불어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번의 경우 비교적 이른 시기에 여왕개미 등을 포획해 확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합동조사단은 8일 현재까지 인근 추가 발견은 없다고 밝혔다. 또 최초 발견지점의 경우에 붉은불개미 군체의 크기가 작고, 번식이 가능한 수개미와 공주개미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올해 봄쯤 이곳에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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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인천항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가 포집한 붉은불개미. 인천=연합뉴스 |
검역본부 한 관계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군체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용 인력을 모두 동원해 꼼꼼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도 붉은불개미와 같은 외래 병해충을 발견하는 즉시 신고(054-912-0616)해 달라”고 당부했다.
붉은불개미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최악의 100대 침입 외래종’으로 지정돼있다. 작물 등을 먹어치워 해를 입히고, 우점종을 밀어내는 등 생태계 교란도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을 쏘기도 하지만 독성이 꿀벌과 비슷한 수준으로 치명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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