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진핑 “신중히 전투”… 동일 강도로 맞불

입력 : 2018-07-06 18:45:31 수정 : 2018-07-06 22:32:4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즉각 맞대응 나선 中 / 美 관세발효 4분 만에 보복 성명 / ‘트럼프 팜벨트’ 생산품 1차 타깃 / 비관세 장벽 등 다른 카드도 활용
중국은 미국의 관세 발효 조치에 즉각 반격했다. 중국 상무부는 6일 낮 12시5분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 미국을 겨냥해 ‘폭압적인 무역주의’로 비판하고 즉각적인 맞대응 조치에 나섰다. 미국 조치가 발효된 지 정확히 4분 뒤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산 일부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 조치를 발효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결코 백기 투항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중국의 개혁·개방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신중한 전투를 치러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시 주석이 보복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중국이 선택한 길을 위태롭게 해 정체되는 것을 막으려면 피해를 억제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주문은 미국의 공격에 맞대응은 하되, ‘전쟁의 불길’을 먼저 키우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공세에 동등한 규모로 대응하겠다는 전략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이 확전을 꺼리는 것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서다. 특히 향후 협상을 염두에 둔다면 ‘사활을 건 난타전’은 피해야 한다는 판단도 있다. 루캉 대변인이 “무역 갈등이 무역 분쟁, 심지어 무역 전쟁으로 확대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이날 언급한 것도 같은 의미다.

“美에 맞서자” 손 잡은 中·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를 방문 중인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왼쪽)이 5일(현지시간) 빈에서 카린 크나이슬 오스트리아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한 뒤 악수하고 있다. 왕이 부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며 중국과 유럽연합이 자유무역 체계를 함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EPA연합뉴스
확전 가능성도 크다. 미국은 중국의 보복에 대해 추가적 관세 부과 방침을 이미 공언했다. 우선 2주 뒤 160억달러 상당 추가 관세 부과 품목이 결정되고, 이어 2000억, 3000억달러 상당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다. 중국도 후퇴 없이 응전하겠다고 밝힌 만큼 확전은 불가피하다. 중국의 보복 리스트는 일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중서부 ‘팜벨트’(농업지대)의 농산물과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생산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을 타격해 무역전쟁 동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비관세 장벽 등 다른 카드도 활용될 전망이다. 대미 수출규모(5055억달러)가 수입규모(1299억달러)보다 월등히 큰 중국이 똑같은 규모로 보복하는 것은 어려워서다. 미국산 수입품 통관 검사를 늦추거나 미국계 자본에 대한 엄격한 감독·관리 등을 통해 중국 진출 미국 기업의 사업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중국 관광객의 미국행 관광을 금지할 수도 있다. 중국이 보유한 1조1819억달러에 달하는 미 정부 채권 매각도 카드 중 하나다. 대외적으로는 국제사회와의 연대 움직임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