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저출산 개인 아닌 사회문제-하] 일자리·거주·교육 동시 개선해야 출산율 회복 가능

입력 : 2018-06-30 13:00:00 수정 : 2018-06-27 17:09:1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상황이지만 부산 강서구, 세종시, 울산 북구 등 비교적 높은 출산율을 기록하며 순항하는 지역도 있다.

이런 지역은 괜찮은 일자리가 많고, 주거비용이 비싸지 않으며, 교육 인프라가 탄탄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자리·거주·교육 3대 요소를 동시에 개선하는 정책 방향이 저출산 문제 해결책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인 '합계출산율'은 작년 전국 1.05명으로 통계 작성 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한국 총인구가 감소하는 시점은 2032년에서 2028년 이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역별로는 합계출산율이 최고 2명에 가까운 곳도 있다.

2016년 전국 합계출산율이 1.17명을 기록할 때 부산 강서구는 1.92명, 울산 북구는 1.60명, 세종시는 1.82명을 기록하며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 지역은 일자리·거주·교육 여건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 강서구는 녹산·신호 등 대단위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어 일자리가 풍부하다.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돼 있고, 주택가격도 부산 내 다른 지역보다 저렴한 편이라 2030대 유입이 늘었다.

여기에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교육 인프라도 함께 강화하는 연쇄효과도 나타났다. 2004년만 해도 0.85명에 불과했던 합계출산율이 12년 만에 2배 이상 껑충 뛴 이유다.

울산 북구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2010년 이후 대규모 아파트 건립이 이어지면서 주변보다 주택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2012년 7월 출범한 세종시는 전국 17개 시·도 중 출산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세종시 신도심 평균연령은 32.1세로, 중앙부처 이전 공무원, 국책연구기관 종사자 등 고용이 안정된 이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 공공 유아교육·직장 내 보육 인프라가 탁월한 편이다. 작년 기준 국·공립유치원 비율은 94.3%로 전국 52.5%보다 2배 가까이 높다.

매매가는 싸지 않지만, 아파트 공급이 많아 전·월세는 다른 지역보다 저렴한 편이다. 이렇다 보니 인근 대전·공주·청주에서 거주하는 젊은 세대까지 세종시로 이주해온다.

◆서울 중심부 '좋은 일자리' 많지만 주거환경은 '글쎄'

일자리·거주·교육 3대 요소의 중요성은 출산율이 낮은 지역과 비교해보면 선명하게 드러난다.

서울 종로구는 2016년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종로구는 도심지역이라는 특성상 주택가 등 생활 활동 면적이 넓지 않다.

대학교가 있어 젊은층 인구가 적지 않지만, 자녀를 양육하면서 살기엔 거주 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평가다.

2016년 합계출산율 0.80명을 기록한 서울 강남구도 마찬가지다. 강남구는 교육 환경이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주택가격도 전국 최고다. 신혼부부가 스스로 힘으로 전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지역이다.

인구의 절반이 몰려 있는 서울·수도권에는 3대 요소를 동시에 충족하는 곳을 찾기 어렵다.

서울 중심부에는 질 좋은 일자리가 많이 몰려 있지만, 주거 환경은 열악하다. 서울 외곽은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저렴하지만 출퇴근 시간이 길어 일·가정 양립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외곽지역 주택가격 저렴한 편…출퇴근 시간 길어, 일·가정 양립 어려워

그동안 지속적인 증가세로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인구수를 보유한 경기도가 저출산 등의 여파로 오는 2035년부터는 인구 감소세에 직면할 것으로 추산됐다.

안양시와 부천시 등 경기도내 8개 시는 이미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2015년 7월1일 기준 인구를 토대로 사망률과 출생률, 인구이동 현황 등을 반영해 분석, 최근 발간한 2035년까지 도내 31개 시·군별 인구추계 보고서를 보면 도내 총인구는 2015년 1243만17명에서 2034년 1397만2000명으로 늘면서 정점을 이룬다.

이후 2035년 -0.01%의 인구성장률을 기록, 인구가 1397만여 명으로 처음 감소한 뒤 계속 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 수원과 평택, 김포 등 18개 시·군은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반면 성남과 의정부, 구리, 시흥, 양주 등 5개 시는 한동안 증가하다가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 5개 시의 인구 정점 시기는 성남시가 2029년, 구리시가 2031년, 시흥시가 2017년, 양주시가 2033년으로 추정됐다.

안양과 부천, 광명, 안산, 과천, 시흥, 군포, 포천 등 8개 시는 이미 감소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여파, 민간 어린이집 경영난

저출산 여파로 운영난에 시달리면서 민간·가정 어린이집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최근 2∼3년 새 민간·가정 어린이집이 10곳 중 1곳 꼴로 문을 닫으면서 존폐 기로에 섰다.

원아 감소로 심각해진 운영난이 가장 큰 원인으로, 저출산의 심각함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전국의 어린이집은 2013년 4만3770개로, 2010년대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매년 1000∼2000개의 어린이집이 새로 생겨날 때였다.

그러나 2014년 4만3742개로 소폭 감소하더니 2015년 4만2517개, 2016년 4만1084개로 줄었다.

어린이집은 운영 주체에 따라 국공립, 사회복지법인, 법인·단체, 민간, 직장, 가정 등으로 구분되는데 대표적인 사립으로 꼽히는 민간·가정 어린이집이 직격탄을 맞았다.

가정 어린이집은 2014년 2만3318개에서 2016년 2598개로 11.7%(2720개) 감소했다. 민간 어린이집도 1만4822개에서 1만4316개로 3.4%(506개) 줄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