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갈등 일단 봉합

양국 “中, 對美 흑자 축소” 공동성명/미국산 농산물·에너지 수출 확대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이 일단 봉합됐다. 양국 경제·무역협상단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무역갈등 중지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미국 대표단은 공동합의 사항 세부조율을 위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지난 3∼4일 베이징의 1차 협상, 이번 17∼18일 워싱턴의 2차 협상에 이은 양국 협상단의 만남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가 이끈 미·중 협상단은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대미 상품수지 흑자를 줄이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중국은 미국의 상품·서비스 구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수출확대 품목으로 농산물과 에너지를 명시했다. 양국은 또 “지식재산권 보호를 가장 중시할 것”이라며 “중국은 특허법을 포함해 해당 분야의 법·규정에 대해 적절한 개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사항에는 무역 불균형 해소 등을 압박하려는 미국 정부의 의지가 상당 부분 담긴 것으로 미 언론은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은 성명에 구체적으로 2000억달러(약 216조원)의 감축 목표를 반영하자고 요구했지만, 중국은 금액 명시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번 타결 이후 중국 측 대표인 류 부총리는 “중국의 경제 발전과 인민의 수요에 맞고, 미국은 무역 적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돼 모두가 ‘윈윈’하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 등도 무역전쟁 중지는 ‘양측 공동 승리’라는 점을 부각했다. 합의사항 중에는 최대 현안이었던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ZTE(중싱통신)에 대한 미국의 제재완화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은 앞서 북한과 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이들과 거래한 ZTE에 대해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도록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제재 해제 가능성을 암시해 왔다. WSJ는 중국이 ZTE 제재 해제를 강하게 요구했으나 양국이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워싱턴·베이징=박종현·이우승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