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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저성장 한국경제, 제조업서 활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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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16 00:34:46 수정 : 2018-05-16 00: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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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비대 땐 경제 쇠락 위험/ ‘굴뚝산업’ 기존 패러다임 전환 필요 경제가 성장해 선진국이 되면 임금이 높아져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금융이나 유통과 같은 서비스산업 위주로 산업구조가 변화하게 된다. 그러나 금융업과 같은 서비스업이 지나치게 비대해지면 그 나라 경제는 쇠락의 길을 걷는 경우가 많다. 영국이 미국에 경제적 헤게모니를 넘겨줄 때도 제조업 경쟁력은 약화되고 금융업이 지나치게 커졌으며, 미국 역시 제조업의 몰락이 일자리를 줄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하는 원인이었다. 반면 일본, 독일, 대만은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한 결과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경제가 순항하고 있다.

최근 세계 주요국은 경기회복으로 고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월 30만 명씩 증가하던 일자리는 15만명대로 줄어들었으며 4월 청년실업률은 10%를 넘어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세계경기 흐름에서 벗어나 저성장의 함정에 빠져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은 주된 원인은 중국의 추격으로 조선, 철강 등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 데에 있다. 제조업 부활을 위한 정책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
먼저 정책당국은 제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최근 들어 일자리 창출과도 연관이 깊으며 수출업종인 제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조업은 비록 정보화나 자동화로 고용창출 능력이 과거보다 떨어진다고 해도 매몰비용이 커 서비스업에 비해 일자리가 안정적이며 수출을 통해 국부를 늘릴 수 있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통신업과 제조업의 융합으로 특징지어지는 4차 산업혁명에서 제조업의 역할은 중요하다. 이제는 제조업과 같은 굴뚝산업은 개발도상국이 담당해야 한다는 기존의 패러다임은 바꿔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부를 지키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보호무역정책을 사용해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도 ‘제조 2025’를 통해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추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로드 맵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 독일도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제조업 생산체계에 대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 정책당국도 제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제조업 공동화를 막아야 한다.

제조업 육성을 위해서는 신산업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는 과거 중화학공업정책의 실패 경험이 있어 산업정책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정책결정자들은 산업정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꺼린다. 그러나 지금은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산업정책이 다시 필요한 시기다. 제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양성과 신기술개발을 위한 대규모의 투자자금이 필요하지만 기업은 높은 투자위험 때문에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망설인다. 이러한 위험을 줄여주기 위해 기술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정부는 교육체제를 새로운 산업구조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의 산업구조에 적합하게 구축된 정부연구소 체제를 혁신하고 기업의 신기술 채용에 대한 정부지원을 늘려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도 중요하다.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주된 원인은 높은 임금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을 찾아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기업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생산성을 넘는 과도한 임금인상을 억제하고 동시에 기업의 신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도록 해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듯이 기업의 투자의욕도 북돋워 주는 정책을 사용하고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해 제조업에 대한 기업투자가 늘어나도록 할 필요도 있다.

제조업은 경제의 허리와 같다고 한다. 그만큼 중요하다. 제조업 부활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대응은 물론 기업과 노동자의 협력도 필요하다. 노동자는 과도한 노사분규와 임금인상을 억제하고 기업은 투자와 고용을 늘려 모두가 승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때 일자리가 늘어나고 임금도 오르면서 지금의 저성장, 저고용의 함정에서 벗어나 회복되고 있는 세계경제의 흐름에 동참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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