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의 기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북한에서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3명과 만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김상덕씨, 캐런 펜스(미 부통령 부인), 트럼프 대통령, 김동철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김학송씨. 앤드루스 공군기지=AFP연합뉴스 |
전용기가 도착하자 활주로를 지킨 이들은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환영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를 비롯한 정부 고위관계자였다. 국가 서열 1, 2위 인물이 대통령 전용기가 수시로 이착륙하는 공항의 활주로에서 환영객으로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와 함께 전용기에 직접 올라가 ‘돌아온 미국인들’을 환영했다. 전용기 기내에 5분가량 머문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후 이들 3명과 함께 출구 옆 트랩에 섰다. 손으로 ‘브이’ 자를 만들어 보이며 기쁜 모습을 보이자, 환영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대통령의 환대 1년 넘게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인 김상덕씨(왼쪽 두번째) 등 3명이 10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항공기 탑승구를 나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왼쪽)과 멜라니아 여사(오른쪽)가 이들을 마중하고 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AF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과 함께 트랩을 내려와 “김정은에게 감사한다”며 “모든 일이 잘 진행되고 있으며 (북핵 비핵화 등) 나의 자랑스러운 성과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부터 ‘이들 신사’를 맞는 기쁨을 피력했다. 그는 전날 오후 각료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들의 석방과 관련해 “이런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며 “내일 오전 2시에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나가 마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조치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도 언급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3명의 신사(억류자)와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했다”며 “문 대통령은 이를 들으며 매우 기뻐했으며, 문 대통령은 놀라울 만큼 도움이 돼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도 “오전 2시 더는 억류자가 아닌 이들을 마중하기를 고대한다”고 글을 남겼다.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는 이들의 석방과 대통령의 즉각적인 환영행사로 북·미 정상회담 전망이 밝아졌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받고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만족한 합의``를 했다고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
뉴욕타임스(NYT)는 이들의 석방은 미국과 관계 개선을 목표로 삼은 북한이 보여준 조치로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실체적인 제스처라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으로 활동했던 에반 메데이로스는 “이번 인질 석방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이 북한과 효율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주장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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