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
“평화와 번영, 북남 관계의 새로운 역사가 써지는 출발점에 서서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왔습니다.”(김정은 국무위원장)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5월 말, 6월 초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통 큰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짙다. 핵심 의제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세계 최대 핵보유국이자 군사·경제대국인 동시에 6·25전쟁 정전협정 서명국인 미국의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북·미 정상회담 의제에 관한 한 미국 입장은 확고하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이다.
시기와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 매체와 인터뷰에서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3~4개 날짜와 5개 장소 가운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스위스(제네바), 스웨덴(스톡홀름), 싱가포르, 몽골(울란바토르), 괌 등 북·미정상회담 후보지 5곳 가운데 싱가포르가 가장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 외교 일정은 빠듯하게 진행된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등 회담 결과를 공유한다. 이어 5월 중순쯤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다. 두 정상은 비핵화 로드맵과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에 관한 양국 입장을 최종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한 뒤 포옹하고 있다. |
북한 최고 ‘혈맹’인 중국도 남북정상회담을 전후로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잰걸음을 걷고 있다. 지난 3월28일 베이징으로 김 위원장을 초청해 2013년 3월 취임 후 5년 만에 처음 북·중정상회담을 가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북·미정상회담 이후인 6월 평양을 답방할 예정이라고 미국 CNN방송이 최근 전했다.
중국은 오는 6월 이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남·북·미 정상회담에도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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