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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억장이 무너진다" 속 타들어 가는 한국GM 협력업체들

입력 : 2018-04-04 06:00:00 수정 : 2018-04-03 21: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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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간접거래 3000여개사·종업원 30만명 / 1차 협력사 2월 공장 가동률 50∼70%대 / 임직원 4000여명 “줄도산 위기”… 대책 호소 / 대리점·영업사원 감소 등 판매망도 흔들
‘대승적 협상 종결!’ ‘선(先)지원 후(後)실사!’ ‘조속한 신차 투입!’

한국GM 부품협력업체 임직원 4000여명(주최측 추산)이 3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 모여 한국GM 사태 장기화로 인한 연쇄 도산 위기를 호소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한국GM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는 ‘협력업체 직원들과 가족들을 살려 달라’는 호소문을 통해 “조속한 시일 안에 협상을 마무리하고 부족한 부분은 차츰 보완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국GM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가 3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 사장이 오는 20일까지 한국GM 노사의 ‘잠정 수준’이라도 임단협 합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부도가 날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1차 협력사에 납품하는 2차 협력사 중에 사업을 포기하는 곳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비대위는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는 2007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여파로 GM이 파산신청을 했을 때 3주 만에 실사를 마치고 공적자금 58조원을 투입해 지금은 매출 185조원인 기업으로 살려냈다”면서 ‘치킨게임’ 상황으로 흐르는 한국GM 상황에 “억장이 무너진다”고 밝혔다.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몰린 한국GM 노사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비용절감을 둘러싸고 노사 모두 벼랑 끝 전술로 시간을 소모하는 사이 협력사와 판매망 등 이른바 ‘을’들이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한국GM 1차 협력사의 2월 공장 가동률은 50~70%대로 떨어졌으며 1~2월 매출 누계는 전년 동기대비 20~30% 감소했다.

2016년 말 기준 한국GM 1차 협력사는 총 318개로 이 중 LG전자 등 비전문 업체를 제외한 순수 부품 협력사는 301개에 이른다. 이 중 한국GM과 100% 단독 거래하는 곳은 86개이며 납품액의 절반 이상을 한국GM에 의존하는 곳도 154개사에 달한다.

문승 비대위원장은 “한국GM과 직간접적으로 거래하는 1, 2, 3차 협력사는 3000여개, 고용인원은 30만명 이상”이라며 “사태가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 줄도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영업 실적은 악화일로다. 3월 내수 판매량은 6272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7.6% 감소했다.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 2월에도 판매량(5804대)이 전년 동월대비 반 토막(-48.3%)이었는데 3월엔 감소폭이 커졌다. 3위를 유지하던 업계 순위도 5위로 떨어졌다. 주력 차종인 중형 세단 ‘말리부’, 준중형 ‘크루즈’ 등이 70% 이상 큰 폭으로 줄면서 실적이 무너졌다.

이에 따라 자산인 영업망도 크게 흔들린다. 지난해 4월 300개였던 판매대리점은 올 3월 285개로 줄었고, 영업사원은 20% 이상 감소했다. 성과급이 급감해 실질임금은 평소 절반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 노사는 그러나 지난달 30일 7차 임단협 교섭 이후 8차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복지후생비 축소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오히려 출자전환 시 1인당 3000만원 상당의 주식 배분, 만65세까지 정년 연장, 향후 10년간 정리해고 금지 등 21개항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회사가 설정한 임단혐 잠정 합의 마감 시한은 지난달 말로 넘어섰다.

전격적인 군산공장 폐쇄 과정을 감안하면 창원공장 등 다른 곳으로 구조조정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달 말까지 현금 5700여억원이 필요한 데다 GM이 약속한 신차 배정도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어 상황은 더욱 악화하는 형국이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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