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美연준, 인플레 완화에도 금리 인상할 듯…그 이유는

입력 : 2018-03-14 17:08:41 수정 : 2018-03-14 17:14:4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소프트랜딩보다는 여력 비축에 초점을 맞춘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회의 장면. 자료=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미국 내 인플레지표가 완화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가 굳이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강도 높게 인상해야 하느냐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1월에 치솟았던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2월 들어 급속히 안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굳이 금리를 여러 차례 강도 높게 인상하려면 실업률하락이 인플레를 촉발한다는 필립스곡선을 교조적으로 적용해야 하지만 이 또한 무리가 많다는 것. 이에 따라 연준의 정책이 소프트랜딩보다는 여력 확보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고개를 들고 있다.

14일 금융권과 외신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올랐다. 0.5% 깜짝 상승했던 지난 1월에 비해서는 크게 둔화한 수치다.
출처=미국 노동부

전문가들은 이번 CPI가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하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연준의 3월 기준금리 인상은 그대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이 이른바 골디락스의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은 최저 수준이고 임금은 높아지고 주식 시장은 사상 최고가 언저리에 있다. 연준은 호황일 때 금리를 계속 인상해 소프트랜딩을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도 3월, 6월, 9월, 12월 4번에 걸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문제는 소프트랜딩의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앨런 그린스펀이 연준 의장이던 지난 1994-1995년 기준금리는 두 배나 오르면서 소프트랜딩이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채권시장에 큰 타격을 줌으로써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가 파산하고 멕시코가 금융위기를 맞았다.

현재 연준으로서는 인플레 지표가 만만치 않은 만큼 실업률 하락과 임금 상승이 인플레를 촉발한다는 필립스곡선을 꺼내들어 기준 금리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페드와처(Fed Watcher)들은 보고 있다,

필립스곡선 또한 아마존 효과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미국 신경제 하에서는 잘 먹혀들지 않았던 모델인 만큼 설득력은 별반 크지 않다.

그런 만큼 이런 내용을 모를 리가 없는 연준 고위관계자들이 금리 인상으로 스탠스를 모아가는 데에는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연준이 여러 가지 조건이 맞지 않음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앞으로 닥쳐올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이라는 의견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도래할 경우 미국이 경기를 부양하려면 금리를 최소 3-4%포인트 인하해야 하는데 현재 2% 미만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연준이 바라는 것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기준금리 인하 여력을 비축하려는 것이며 이를 위해 최소 3%, 최대 4% 이상 금리를 인상하려 한다는 논리다.

연준의 스탠스가 과열경기를 식히고 지난 2008년 리먼사태 이후 풀려나간 엄청난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데보다는 앞으로 위기 대응에 맞춰지고 있다는 주장도 일정 부분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세계파이낸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미소 천사'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