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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이례적 환대 … 남북관계 개선 강력한 의지 표출

입력 : 2018-03-05 22:11:11 수정 : 2018-03-05 23: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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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안팎 / 공군 2호기 서해 직항로로 평양 도착 / 김영철 부위원장·리선권 등과 환담 / “오찬 아닌 저녁 만찬… 긴 대화 기대” / 강경화 “北 비핵화 없으면 제재 유지… 기회 놓치지 말고 진솔한 대화 해야” 11년 만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특사단)을 태운 공군 2호기는 5일 오후 1시49분 성남 서울공항을 떠나 오후 2시50분쯤 평양 순안공항에 안착했다. 북한은 기내로 리현 통일전선부 실장을 보내 특사단을 영접했고, 공항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맹경일 통전부 부부장이 특사단을 환영했다. 특사단은 순안공항 귀빈실에서 이들과 10분간 환담한 뒤 숙소로 이동, 3시40분쯤 고방산 초대소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때 북측 대표로 방남했던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나와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평양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탑승한 특별기가 5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이륙하고 있다.
성남=청와대사진기자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대북 특사단이 5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평양에 도착,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칙사 대접을 받은 특사단은 김 부위원장 등과 구체적인 방북 일정을 협의한 끝에 이날 오후 6시부터 김정은 위원장과 접견 및 만찬을 갖기로 했다. 통상 남측 인사의 방북 시 북한 최고수뇌는 최후 순간에야 모습을 드러냈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환대였다. 특사단이 김 위원장의 혈육인 김여정 특사에 대한 답방 성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일 오찬이 아니라 오늘 만찬을 하게 되면서 양측이 좀더 길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특사단은 평양으로 떠나기 전 서울공항 의전실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과 만나 한반도 위기 정국의 중대 분수령이 될 이번 방북을 성공시키기 위한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활주로에서 기념촬영한 후 정 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순으로 트랩을 올랐는데, 모두 사전에 수화물을 따로 탑재한 빈손이어서 문재인 대통령 친서가 들었을 법한 서류 가방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날 투입된 공군 2호기는 1985년 대통령 전용기로 도입됐으나 운항거리가 짧아 현재 보잉 747기에 1호기 자리를 내준 보잉 737-400 기종이다. 요즘은 가끔 대통령·국무총리 근거리 이동 시에나 격납고를 벗어날 수 있었는데, 이날은 서울공항을 이륙해 인천공항 서쪽 공해상으로 이동해서 북상한 후 다시 평양 서쪽 바다에서 순안공항으로 들어가는 ‘ㄷ’ 자 모양의 서해 직항로를 이용했다.

특사단은 평양에서 위성통신과 팩스 등으로 남측과 연락했다. 인마샛, 이리듐 등이 운영하는 위성통신은 구형 무선전화기 같은 외관에 버튼 다이얼을 누르는 것만으로 일반 유·무선 전화와 연결된다. 1, 2초 정도 지연 현상을 겪는 불편은 큰 문제가 아니나 감청 등 보안에 취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특사단은 훈령 수령 등 주요 사항은 비화(?話), 즉 암호화 기능이 추가된 팩스를 이용했다고 한다.
성공 각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 세 번째)을 수석으로 하는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방북 직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 귀빈실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 등과 환담하고 있다.
성남=청와대사진기자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46개국 언론인이 참가한 세계기자대회 오찬사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북·미 대화 성사를 위한 북한의 전향적 조치를 촉구했다. 강 장관은 “북한이 지금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진솔한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으로서도 강력한 제재가 부과된 현 상황에서, 미국과의 담판 없이는 자신의 핵심이익이 보장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유태영·김예진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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