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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이보게, 한잔 받으시게…아니 이 사람이?"

입력 : 2018-02-15 15:00:00 수정 : 2018-02-15 14: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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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명절 분위기를 띄우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독(毒)'이 됩니다.

편하게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툰 한국인들의 특성상 설날을 맞아 오랜만에 만난 가족·친척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면서, 그동안 가슴에 묻어뒀던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술은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을 가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사자성어처럼 본인의 주량을 지키면서 가볍게 즐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합니다.

과음하면 뇌에서 감정조절 역할을 하는 전두엽이 긴장을 풀고 마비가 되면서 상대방에 대한 서운함과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평소보다 겉으로 심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매년 명절에 반복되는 가족 간 폭력이나 살인사건의 주요 원인이 바로 '음주'라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특히 술을 마시면 음주량을 잘 조절하지 못해 폭음하는 성향을 갖고 있거나 감정이 폭발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명절 분위기에 너무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술을 마신 후 우리 몸 속 간은 술을 해독하기 위해 많은 양의 영양소를 소진해 안주를 꼭 먹어야 합니다. 다만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는 기름진 음식보다는 견과류·과일 등 가벼운 안주를 챙겨 먹는 게 올바른 음주 습관입니다.

술을 마실 때 충분한 수분을 섭취함으로 탈수증상을 예방하고, 당뇨·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은 가급적 음주를 피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만약 장기간 운전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숙취로 인한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그 전날에는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합니다.

술은 기본적으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푸는 역할을 하고, 적당한 음주는 가족과 친척 사이에 돈독한 정을 나누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주량을 넘어서면 감정싸움으로 번질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의외로 명절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명절 연휴만 생각하면 소화가 되질 않고, 가슴이 답답하다는 며느리에서부터 가족들과 마주한 채 담소를 나누는 자리가 두렵다는 취업준비생 아들에 이르기까지 그 처지도 다양합니다.

명절을 앞둔 사람에게 나타나는 이런 정신적 스트레스를 '명절증후군'이라고 합니다. 명절증후군은 명절 전후 정신적, 육체적 피로 때문에 발생하는 일종의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명절 화병'으로도 불립니다.

귀향·귀성길 장시간 운전, 가사노동, 가족 간 성차별 등 그 원인이 천차만별인 것은 물론이고 증상도 두통, 어지러움, 위장장애, 소화불량 등으로 정형화 돼있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대학입시, 취업, 결혼 문제 등으로 인해 성별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명절증후군에 시달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명절증후군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가족 간에도 서로의 처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명절증후군 예방을 위한 6가지 방안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좋은 말도 삼세번입니다 = 좋은 말도 3번 이상 듣는 것은 지겹습니다. 덕담도 길어지면 잔소리입니다. 아무리 윗사람이라도 감정을 건드리는 말은 삼가야 합니다. 솔직한 이야기는 의외로 듣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 십상입니다. 더욱이 상대방이 비혼(非婚)이고, 미취업 상태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충고보다는 따뜻한 격려를 해주는 게 좋습니다.

◆타인 비교하지 마세요 = 세상은 많이 변했고, 요즘은 지금까지 변해온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성세대들은 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과거가 궁금하지 않습니다. 비교당하는 것은 더욱 싫어합니다.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있는 그대로 격려해 줘야 합니다.

◆가족이 준 상처가 더 아픕니다 = 남이 나에게 상처를 준다면 그를 미워하고 안 만나면 그만이지만, 가족은 그러는 게 매우 어렵습니다. 서로 잘 안다고 속단한 나머지 무의식중 서로에게 무신경한 행동들이 튀어나오곤 합니다. 하지만 나와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가족이 나에게 주는 상처는 남에게 받는 상처보다 더 아프고 깊게 자리 잡습니다. 그럼에도 가족이기 때문에 아픈 상처를 치료해줄 수 있고, 지쳐있는 몸과 마음을 기댈 안식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즐거운 명절을 앞둔 지금, 가족에게 상처가 될 것인가, 안식처가 될 것인지는 바로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좋은 일에는 남이고, 궂은 일에는 가족입니다 = 명절에는 넉넉한 휴일만큼이나 각자의 시간을 존중하고 서로 맞춰가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구속하거나 간섭하려 들지 말고, 가족 간에도 예의가 필요합니다. 명절에 음식을 준비하고 치우는 건 궂은 일입니다. 이제 여자가 도맡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런 궂은일은 부모와 자식, 며느리와 사위, 가족이 모두 나눠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여서 음식을 하는 것보다 각자 음식을 정해 만들어서 모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대화를 독점하지 마세요 =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엄밀히 보면 타인입니다. 가족 간의 대화에서도 예의를 지키고 배려하며 감정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다는 즐거움을 유발하고 우울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지만, 혼자서 독점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과거의 즐거운 추억을 화제로 삼아 기억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대화법입니다. 분란의 소지가 있는 정치, 종교, 성차별 발언은 피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음주도 과하면 민폐입니다 = 가족 간이라도 과한 술은 민폐입니다. 특히 술을 과하게 권하는 건 서로 건강을 챙겨줘야 할 가족 간에 바람직스럽지 않습니다. 술에 취해 나오는 주사(酒邪)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할 일이고, 음주 후 막말은 엄연한 폭력입니다. 술은 분위기를 띄우는 정도로 가볍게 즐기는 게 좋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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