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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현장+] '간판·벽돌·철근'이 머리 위에 둥둥..행인을 위협하는 '고소작업차'

입력 : 2018-02-11 15:00:00 수정 : 2018-02-11 14: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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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중 근로자 안전사고 잇따라 / 근로자 및 보행자 안전을 위협 / 보기에도 불안불안 / 전복과 추락의 위험…안전사고에 무방비 / 비용 절감을 명목으로 불법 개조 / 고소작업대나 버킷에 목숨을 의지 / 각종 작업용 도구도 떨어져

지난 8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 인근 대로변. 신설동 한 상점 거리 입구에는 분주하게 대형 간판 설치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불안한 상태에서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다.

“불안하죠. 머리 위에 간판·벽돌·시멘트가 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혹시나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 어쩔 수 없이 지나는 가지만, 불안합니다. 다치면 나만 손해잖아요.”

지난 8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 인근 대로변. 신설동 한 상점 거리 입구에는 분주하게 대형 간판 설치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고소작업차 버킷(작업 바구니)에서 용접 작업으로 튄 불꽃이 행인들 머리 위로 떨어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한눈에 봐도 불안한 상태에서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다.

고소작업차 주위에 둘러봐도 안정 장치나 안전요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라바콘(삼각뿔대) 5개만 차량 주변에 있었다. 버킷에 의지한 채 용접 작업자도 불안해 보이기는 마찬가지. 용접에 필요한 각종 도구가 흔들려 떨어질 듯 불안했다. 작업자들이 움직일 때마다 고소작업차는 흔들렸다. 버킷 바로 밑으로 시민들은 지나다녔다. 작업 중 간판을 고정시키도 굵은 철사도 떨어지고 있었지만 당연한 듯 작업을 이어갔다. 작업 중 언제든지 간판 도구들도 떨어질 수 있는 상황. 작업자 목숨과 행인들의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지난 8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 인근 대로변. 신설동 한 상점 거리 입구에는 분주하게 대형 간판 설치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불안한 상태에서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도선대로 수입차 매장 거리. 한 수입차 매장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유리 외벽에 스티커 작업을 하고 있었다. 고소작업차는 안전장치도 없이 인도를 점령했다. 그 흔한 라바콘 조차도 없었다. 고소작업차와 불법주차된 차량 사이로 보행자들이 위태롭게 지나가고 있었다. 인도를 빼앗긴 보행자는 인도 가장자리나 차도로 위태롭게 걷고 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지만, 매장 직원이나 관리자는 당연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다.

인도를 걷다 보면 간판 교체작업이나 외벽 공사장에서 고소작업차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는 고소작업차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버킷이나 고소 작업대의 전복 등으로 근로자들의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 인근 대로변. 신설동 한 상점 거리 입구에는 분주하게 대형 간판 설치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불안한 상태에서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지난해 8월 강원 원주시 반곡동의 한 건물 외벽청소 작업에 투입된 고소작업차의 지지대(붐대)가 옆으로 넘어졌다. 건물 외벽을 청소하던 김 모(50) 씨 등 2명이 추락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전주시 완산구 한 건물 외벽에 댄 고소작업차 작업 반경을 무리하게 넓히다 근로자 이모(52)씨 등 2명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소작업차 작업 가능 반경은 25m였으나 사고 당시 30m까지 넓혀 화를 자초했다. 고소작업차 크레인에 매달린 바구니에서 작업하던 이 씨 등은 크레인이 기울어지면서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크레인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건물 철거현장 크레인 사고가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최근 6년 사이 크레인 사고로 숨진 194명 가운데 40% 가까운 74명이 이동식 크레인 사고로 희생됐다.
지난 8일 늦은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동 한 가게 앞. 간판 교체작업을 하기 위해 고속작업차가 인도를 점령했다. 그 밑으로 시민들이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니고 있었다.

숙대생 김 모(22) 씨는 “자주 보는 장면이다.”라며 “그렇다고 피해 다닐 수 없지 않냐”라고 했다. 이어 “학교 주변이라서 간판 교체 공사를 자주 한다. 안전장치가 있으면 좋겠지만, 본적이 없다.”고 했다.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필요하다. 무게에 따라 각도와 지지대를 펼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작업을 위해 제한 장치를 풀거나 무게를 늘려 사고를 부르고 있다.

한 고소작업차 운전기사는 구체적인 답변은 피한 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관리에 문제가 많다.”라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서울 중부소방서 지상창 주임은 “무리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무게중심이 흐트러질 때 사고가 자주 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변 환경에 맞춰 작업자와 보행자의 안전 확보 후 충분한 안전 설치 이후 작업을 해야 한다. 또, 보행자들 밑으로 지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 낙화 물이라든지 전복됐을 경우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사거리 인근 한 고급 수입차 매장 앞 인도. 이날 보행자는 외벽 관리 고소작업차 사이로 시민들이 위태롭게 지나가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9일 서울시 관계자들은 고소작업차 관리부서 묻자 “우리부서는 아니다”,“잘 모르겠다.”,“자치구에서 관리하다”,“다산콜센터에서 잘못 연결된 것입니다”라는 답변만 들을 수 있다. 자치구에 전화를 걸어 고 “고소작업차 관리를 대해 잘 모르겠다”라는 비슷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고소작업차 수는 전국적으로 9천여 대가 넘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고소작업차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크레인 사고 현장처럼 달라지지 않고 있다. 만성화된 ‘안증불감증’을 근본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고소작업차 차량을 관리 및 단속이 부실하다는 지적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작업 비용을 줄이기 위해 규정을 어기고 인부들은 안전 장구도 갖추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다.”며 “불법으로 장착해 작업하는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번 사고가 큰 사고로 이어지는 만큼 안전을 위해 관리·감독·단속까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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