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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美 금리인상 공포… 글로벌 자산 거품 빠지나

입력 : 2018-02-06 20:25:32 수정 : 2018-02-06 20: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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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양적완화로 풀린 돈/자산시장으로 유입 버블 형성/옐런 前의장 “주식·부동산 가격/거품 단정 못하지만 매우 높아”/한국도 가격조정 불가피할 듯 위기는 도둑처럼 찾아온다고 했던가. 도널드 트럼프 집권 기간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더딜 것이란 예상이 엇나갈 조짐이다. 6일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은 두 차례 또는 세 차례에서 네 차례로 늘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인플레이션 증대 조짐에 따라 미국 연준의 연중 금리 인상 기대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분주한 딜러들 세계적인 주가 하락장이 펼쳐진 6일 서울 중구 K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재문 기자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듯이 미국의 금리 인상은 트리거(방아쇠)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 의해 시작된 10년간의 ‘유동성 과잉 시대’가 다시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청산될 운명을 맞은 것이다. 파티를 즐긴 뒤 숙취가 찾아오듯 유동성 과잉 시대가 저물면 고통이 따른다.

그동안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로 풀린 천문학적 돈들은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자산가격엔 내재가치를 훨씬 뛰어넘는 거품이 끼었을 개연성이 상당하다. 당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재닛 옐런 전 의장이 주식과 부동산 가격에 대해 우려의 뜻을 밝혔다. 옐런 전 의장은 4일(현지시간)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범위의 상단 가까이에 있으며 상업용 부동산 가격도 임대료에 비하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거품인지에 대해선 “말하기 매우 어렵다”면서도 “자산 밸류에이션(가격 수준)이 너무 높다는 것은 우려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금리 인상은 ‘민스키 모멘트’를 앞당길 수 있다. 민스키 모멘트란 호황에 도취되어 리스크에 둔감해진 이들이 투기적 차입을 늘려가다 어느 순간 이를 감당할 수 없어 우량자산 투매와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가계부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한국경제는 특히 더 취약한 구조다. 박근혜정부 출범 초인 2013년 3월말 963조원이던 가계부채는 작년 9월말 1419조원으로 4년6개월 새 456조원 불어났다. 박근혜정부의 부채에 의존한 단기부양 정책의 결과다. 그간 금융당국은 600조원가량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리 인상에 대비해 고정금리 비중을 높였왔지만 고정금리 비중은 잔액 기준으로 40%대에 그친다. 절반 이상은 금리변동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이다. 게다가 고정금리 대출이란 것도 장기 고정금리가 아니라 대부분 5년 단위로 바뀌는 혼합형이다. 5년이 지나면 금리변동 위험에 노출된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연1.5%로 미국 기준금리(1.25~1.50%)의 상단과 같다. 다음달엔 기축통화국인 미국보다도 금리가 더 낮은 역전 상황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 자금의 유출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 통화정책은 속도를 높이는 미국 금리 인상을 뒤쫓아 갈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한국 자산시장도 가격 조정이 불가피해보인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버블(거품)이 끼었는지 섣불리 말할 수는 없지만 버블이 있다면 미국보다는 우리가 더 끼어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워낙 심해 우리 증시가 고평가되어 있다고 보지 않지만 미국 주가가 빠지면 같이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전 교수는 “0.25%씩 금리 몇번 올린다고 해서 집값이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 “결국 정부가 보유세를 세게 물리느냐인데 과연 정부가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부동산 투기심리는 쉽게 잡히는 게 아니다”면서도 “결국 하락하겠지만 매일 가격이 체크되는 주식시장과 달리 시간을 두고 천천히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특히 “서울 강남은 돈 있는 사람들의 시장이다보니 가장 늦게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국 금리 급등은 완전고용 상태에서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소득이 상승한 데 비롯된 것으로, 미국 경제가 잘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저금리 시대의 버블은 꺼지게 되어 있다. 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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