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美 부통령(왼쪽), 김영남 北 상임위원회 위원장. |
펜스 부통령은 이날 항공기 급유를 위해 경유한 알래스카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북한 측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대화를 믿는다고 밝혀 왔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하지만 나는 어떠한 면담도 요청하진 않았다”면서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고 답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北 태권도시범단 中 도착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공연을 펼칠 북한 태권도시범단의 리용선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가 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해 중국 ITF 측의 환대를 받고 있다. 리 총재는 7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베이징=연합뉴스 |
남미 지역을 순방 중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펜스 부통령 등 미국 측 인사들이 북한 대표단과 만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페루에서 카예타나 알호빈 가사니 외교장관과 회담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펜스 부통령이나 미국 관리들이 방한 기간 북한 인사들과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과 어떤 형태로든 만남 기회가 있을지 그냥 지켜보자”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한 기자가 북·미 접촉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 것이냐고 확인하려 하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한국 방문길에 오르기 전 틸러슨 장관과 전화로 한국 방문 대책을 협의했다. WP는 틸러슨 장관의 이날 발언은 조만간 북·미 접촉이 있을 수도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한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미 국무부가 그동안 펜스 부통령이 북한 측 인사와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왔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특히 한국 정부에 펜스 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이 조우하는 일이 없도록 배려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WP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대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올림픽이 외교적인 돌파구를 여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이날 “틸러슨 장관이 펜스 부통령과 북한 측 인사가 얼굴을 맞대고 직접 만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되면 평창올림픽 이후 북·미 대화로 이어지는 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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