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긴급이송 26일 오전 화재 참사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된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제공 |
이번 화재 역시 방화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등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난 23일 정부의 ‘사람·생명 중심의 안전 대한민국’ 실현을 위한 재난대책 업무보고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화재 발생 후 2시간여 만인 9시29분 큰불이 잡혔으나 내부 내장재, 침구류 등이 타면서 유독가스가 건물 내부로 퍼져 피해를 키웠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병원 이송 중에 숨지거나 병원에 도착한 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이거나 위독한 환자가 많아 희생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사망자들은 2층 입원실에서 주로 발생했으며, 3층과 5층 입원실에서도 일부 사망자가 나왔다. 병원 측은 응급실에서 의사 1명이, 2층에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숨졌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유독가스에 질식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에는 83명이 입원 중이었다. 별관동인 요양병원에도 94명이 입원 중이었으나 다행히 불이 옮겨붙지 않아 모두 대피했지만 일부는 경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는데, 소방당국은 면적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의무 설치 대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2주 전 실시된 소방점검에서는 이 병원의 피난기구와 관련된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밀양=안원준·박현준·김범수·김민순 기자, 김주영 기자 am33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