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제·부동산 정책 등 난제로/지지율 하락세 반등 여부는 미지수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19일 발표한 결과(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한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67%로, 전주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갤럽 정례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60%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9월 넷째주 조사에서 65%를 기록한 이후 16주 만이다. 청와대 인사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던 당시에도 문 대통령 지지도는 69%로 이번보다 높았다.
또 리얼미터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507명을 조사해 18일 공개한 결과에선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전주에 비해 3.5%포인트 하락한 67.1%를 기록했다.
다소 등락은 있어도 70% 초반대의 흐름을 유지하던 문 대통령 지지도가 큰 폭으로 하락한 건 보수층과 30·40세대의 동요 때문이다. 지난주와 비교할 때 대구·경북(13%포인트), 보수층(10%포인트), 40대 및 학생(9%포인트), 30대(7%포인트)의 하락폭이 컸다.
보수층의 경우 남북대화 재개 과정에서 불거진 한반도기 공동입장 문제 등 이념적 사유로 문재인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굳건한 지지기반이었던 30, 40대에서도 지지도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 역시 최근 현안에서 빚어진 문재인정부에 대한 실망 때문이다. 우선 가상화폐 규제를 둘러싼 정부 혼선과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참여 및 남·북 단일팀 구성 과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특히 문 대통령의 단단한 지지기반을 균열시킨 것은 가상화폐 논란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문제다. 한국갤럽의 이번 조사에선 이 두 문제가 기존 정치보복, 경제·민생문제 해결 성과 부족, 북핵·안보 이슈 등의 뒤를 잇는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평가 이유로 새롭게 떠올랐다.
정부의 가상화폐 대책 혼선 속에서 가상화폐 시세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등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19일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시민들이 시세표를 바라보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전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 아이스하키 훈련장에서 남여 아이스하키 대표팀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문 대통령 지지도 하락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문재인정부가 워낙 두터운 지지기반을 갖추고 있으나 최저임금제 실시로 인한 경기위축, 강남 부동산 폭등 억제 실패 등 잠재적 대형 악재가 현실화할 경우 지지층 이탈은 더욱 광범위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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