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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선언 반대에 뿔난 트럼프… “유엔 분담금 삭감”

입력 : 2017-12-26 20:51:09 수정 : 2017-12-26 20: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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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지원 예산 감축 ‘보복’/美, 유엔 예산 22% 부담 ‘세계 최다’/트럼프, 취임 초부터 삭감 으름장/헤일리 대사 “이것은 시작에 불과”/美, 지난달 PKO 분담금도 삭감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유엔을 상대로 보복에 나섰다. 유엔 총회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결의안을 채택하자 미국의 유엔 분담금 규모를 축소키로 한 것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2018∼2019 회계연도 미국의 유엔 지원 예산을 2년 전보다 2억8500만달러(약 3078억원) 줄이겠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미국이 유엔에 내는 분담금을 줄여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은 유엔 전체 회원국 중 가장 많은 22%의 분담금을 납부해 왔다. 2016∼2017 회계연도 예산 54억달러 중 12억달러를 냈다.

유엔은 24일 2018∼2019년도에 53억9600만달러를 집행하는 예산 편성안을 확정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 결정이 나오자마자 미국의 분담금 감축 방침을 밝혀 유엔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헤일리 대사는 방만한 운영을 하는 유엔에 내는 돈을 줄여 미국이 전 세계에서 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일을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유엔 분담금 축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유엔이 반대한 데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21일 유엔 긴급총회에서 ‘예루살렘 선언’ 반대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예루살렘 결의안’이 찬성 128개국, 반대 9개국으로 채택되자 헤일리 대사는 “예루살렘 선언에 동의하지 않는 회원국이 재정적 도움을 미국에 요청했을 때 그 이름을 기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에게 반대표를 던질 테면 던져라. 우리는 많은 돈을 절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의 비효율적 운영을 이유로 취임 초부터 분담금 삭감 압박을 가해 왔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직후 출범한 72년 역사의 유엔을 ‘사교클럽’이라고 비난했다. 유엔이 반미 노선을 취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 주장이다. 헤일리 대사도 지난 1월 초 취임 직후 유엔 운영에 중대한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유엔평화유지군 분담금도 줄인다는 입장이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달 15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유엔평화유지군 국방장관 회의에서 미국이 평화유지군 총 분담금의 28%를 내고 있으나 이를 25%로 3%포인트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확정된 2017∼2018 회계연도 평화유지군 예산은 68억달러다. 미국은 지난해 평화유지군 지원비로 약 22억달러를 냈다. 이는 평화유지군 분담금 부담 2∼4위 국가인 중국, 일본, 독일이 내는 분담금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액수다.

유엔이 지원하는 글로벌 인권단체 등은 미국의 유엔 분담금 삭감으로 인권침해 감시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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