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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역지사지·관왕지래'로 中 마음 연 文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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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18 06:00:00 수정 : 2017-12-18 15: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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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박4일간의 중국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1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방중 최대 가시적 성과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보복 해제다. 동북아 최대 안보 위협 요인인 북 핵·미사일 위기 해법에 대해서도 두 정상은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었다. 사드 배치로 인한 반한 감정까지 생겨날 정도로 싸늘하게 식었던 중국 여론이 다시 반전하는 계기를 만든 것 또한 문 대통령이 3박 4일간 국빈 방중 일정을 통해 거둔 무형의 성과다. 청와대는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역지사지’와 과거를 교훈삼는 ‘관왕지래’의 정신으로 지난 25년 한·중관계의 교훈을 밑거름으로 향후 미래 25년 양국관계 발전의 교두보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청, “사드 보복 해제로 경제성장률 0.2%P↑”

박근혜 정권 사드 배치로 최악 상태의 한·중 관계를 넘겨받은 문재인 정부는 줄곧 이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 독일과 필리핀에서 두 차례 한·중 정상회담을 열고, 외교 당국간 물밑 협상을 계속했다. 그 결과 일단 지난 10월 31일 사드 문제를 다른 현안과 분리하고, 관계를 다시 정상화시킨다는 취지의 양국 정부간 합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당시 “이로써 사드 문제는 해결됐다”는 정부의 대내용 설명이 중국내에서 역풍을 일으키며 사드 보복 해제는 다시 기약할 수 없는 상태로 돌아갔다.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결국 중국의 사드 보복 해제 방침이 공식화된 것은 지난 15일 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 회담에서다. 14일 한·중 정상회담에선 시진핑 중국 주석이 “좌절을 겪으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지금 양국 관계는 빠른 속도로 개선이 되고 있다”며 운만 뗐다. 다음날 경제를 총괄하는 리 총리가 “이번 문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중단됐던 양국 협력이 재가동될 것”이라고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장더장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도 "이번 방중은 양국관계 회복·발전에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으며 문 대통령 방중 목적은 이미 달성됐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리 총리하고는 ‘(경제 이외에도)모든 분야에서 전면적으로 정상화하자’는 이야기가 아주 명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17일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사드 보복으로 인한)하루 손실이 300억원이었다”며 “한국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올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이번 방중 효과를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열린 MOU 서명식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핵위기 해법과 중국 여론 전환

확대회담에 이어 양국 외교안보라인 핵심만 배석한 가운데 진행된 소규모 한·중 정상회담에선 한반도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특히 시 주석은 이를 ‘단독회담’으로 칭하며 중국측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한다. 그 결과 한·중 정상은 북 핵·미사일 위기 해법에서도 ‘한반도에서의 전쟁 절대 용납 불가’ 등 4대 원칙을 재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밖에도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대북 역할·영향력 행사에 대해 한·중 고위급 차원에선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북핵·미사일 위기 관련 양국이 모종의 해법을 도출했다는 뜻을 밝혔다.

사드 배치로 자극된 중국 민족감정을 다시 우리나라에 우호적으로 돌리는 계기를 만든 것 역시 이번 방중 성과다. 청와대는 난징대학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첫 애도 표명 및 충칭 임정 청사 방문 등을 통한 한·중 역사 공유에 중국 여론이 크게 호응했다고 설명했다. 또 베이징 서민 식당 및 골동품·문화거리 방문 역시 문 대통령과 한국에 대한 중국민 호감을 크게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서 왕이 중국외교부장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다.

◆중국 홀대 외교 논란의 실체

국내에선 이번 방문을 두고 ‘중국으로부터 홀대받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문 대통령이 방중 기간중 특별한 오·만찬이 없는 경우가 많았으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문 대통령과 악수하며 팔을 쳤다는 게 근거다. 하지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미국·독일·필리핀 등 이전 외국 방문에서도 현지 정상과 오·만찬 및 공식행사 참석 이외에는 별도 식사 일정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우리가 식사에 매달린 적 없다. 밥 먹기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논란의 시작이 된 리 총리와 오찬이 불발된 것 역시 리 총리와 사드 보복 해제를 위해 실무적으로 논의할 일이 많은 상태여서 ‘식탁’ 대신 ‘회의 테이블’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문 대통령 이전 순방 일정을 살펴보면 펜스 미국 부통령과 오찬 정도가 두드러진 식탁외교였다. 또 왕 부장은 이전 다른 해외정상과도 비슷한 제스쳐를 취한 경우가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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