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 치닫는 국민의당 / 주성영 “박주원, 말맞추기 시도” / 朴 “무슨 소리… 녹음 다 해놨다” / 안철수, 전주 찾아 ‘통합 띄우기’ / 박지원 “安 재신임 물어야” 압박 박주원 최고위원의 ‘김대중(DJ) 전 대통령 비자금 제보 의혹’ 사건이 겹치며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추진으로 촉발된 국민의당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통합 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박지원 전 대표는 ‘안 대표 재신임’까지 거론하며 분당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11일 라디오방송에서 DJ 비자금 제보 의혹 관련해 “마치 대하소설 같은 어설픈 음모론”이라며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당내 호남의원들을 음모론의 배후로 거론했다. 박 최고위원은 “호남 의원들이 중심이 돼 저에게 소명절차 한 번 주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일방적으로 비상징계를 내리기로 했다”며 “(이용주 의원이) 어떤 자료를 가지고 설명하면서 강력히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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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40차 최고위원회의 전북현장 최고위원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
이에 대해 이용주 의원은 통화에서 “박지원 전 대표가 지난 의총에서 먼저 당헌당규에 따라 빨리 징계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제안했고, 안철수 대표를 포함해 현장에 있는 일부 의원들도 동의해 비상징계 절차를 밟기로 결정된 것뿐”이라며 음모론을 일축했다. 이 의원은 “제가 자료를 언급했다는 건 맞다”면서도 “해당 자료는 법무부에 공식 요청한 주성영 의원 명예훼손 재판 판결문으로, 박 최고위원의 해명이 객관적 자료인 판결문과 맞지 않다고 설명하며 언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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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이 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200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제보자가 박 최고위원이었다는 내용의 보도가 전해져 논란이 일자 기자회견을 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안 대표는 이날 통합 의지를 재차 분명히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정치사를 보면 큰 선거를 잘못 치르면 바로 사라지는 게 3당 운명이었다”며 당 외연 확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 구성원의 지역구를 보면 7명이 수도권, 1명이 전북, 3명이 영남이라 지금은 ‘수도권 정당’으로 반(反)자유한국당 노선을 분명히 했다”며 바른정당을 엄호하기도 했다. 이날 전북 전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는 6명의 최고위원 중 안 대표와 장진영 최고위원만 참석했고, 전북 김제에서 열린 청년·농업간담회 자리에도 중진의원들이 한일의원연맹 출장을 이유로 대거 불참했다. 전북도의회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에는 ‘안철수 파이팅’, ‘사퇴하라’는 목소리가 뒤엉켜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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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1일 오전 전북 김제시 금산면 농촌마을 축사에서 소에게 여물을 주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
박 전 대표도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당내에 (안 대표의)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하고 있다”며 안 대표를 압박했다. 평화개혁연대는 통합에 반대하는 초선과 세를 규합해 안 대표의 통합론을 저지하기로 했다. 평화개혁연대는 1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평화개혁세력의 진로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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