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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양수겸장… 북한 위협하고, 중국 압박하고

입력 : 2017-10-23 15:35:51 수정 : 2017-10-23 15: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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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3일(현지시간) 시작되는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북한에는 군사옵션 위협을 가하고, 중국에는 대북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열도록 압력을 가하는 양수겸장의 카드를 선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19차 공산당 대회를 통해 권력을 한층 강화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북한과 미국 간에 군사적 충돌이 빚어지는 것보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설득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폭스 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책을 묻는 말에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 우리가 얼마나 완전하게 준비돼있는지 안다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문제에 관해 말하자면 우리는 어떠한 것도 준비돼있다”면서 “믿기지 않을 만큼 잘 준비돼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좋지 않겠느냐고 물으면 답은 ‘예스’이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냐고 물으면 그걸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AFP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군사옵션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해석했다. 군사옵션을 동원하지 않는 게 좋겠지만, 군사옵션을 동원하지 않는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느냐고 트럼프 대통령이 반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시 주석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과 시 주석의 노력에 대해 긍정과 부정을 오가는 엇갈린 평가를 계속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8일로 예정된 중국 방문을 앞두고 다시 시 주석에게 대북 문제 협력의 손길을 내미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미정부의 한 당국자는 “당 대회를 통해 더욱 강해진 시 주석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도 그만큼 향상됐다는 게 트럼프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그는 중국을 위해, 나는 미국을 위해 존재한다”면서 “그것이 우리가 각각 출발하는 지점이지만 우리는 아주 좋은, 극히 예외적인 관계이고, 중국은 북한 문제에 대처하는 데 있어 정말로 우리를 돕고 있다”고 시 주석과 중국에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좋은 사람이고, 북한과 관련해 무언가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할 힘을 갖고 있다”고 시 주석에 대한 각별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트럼프는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량의 93%가 중국을 통하고 있다”고 중국과 북한 간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도와주든 그렇지 않든 미국이 북한에 대한 모든 대응책을 준비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중재 역할을 하지 않으면 북한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군사옵션을 준비하는 강경한 대책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남아 있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ABC 방송의 ‘디스 위크’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초강경 발언을 계속하는 것은 일종의 ‘중국을 겨냥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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