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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 “앵커는 참고만… 내 방식대로 풀었죠”

입력 : 2017-10-09 20:36:54 수정 : 2017-10-09 20: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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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제일주의자’ 김백진役 김주혁 / 모든 뉴스 수없이 보며 연구 / 손석희 같다는 평 많이 들어 / “뉴스, 믿지 말고 판단해달라… 이 대사 가장 머릿속에 남아”
“기자는 영웅이 돼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은 영웅의 말을 믿고 싶어 하니까요. 저는 그저 제가 틀렸다는 것을 말하겠다는 겁니다. 저도 틀리고 다른 기자 누구도 틀릴 수 있다는 걸 말하겠다는 겁니다. 제가 틀리는 바람에 세상에 해를 입혔다고. 그러니까 ‘당신들은 뉴스를 믿는 게 아니라 판단해달라’고 있는 그대로 말하겠다는 겁니다.” 지난달 26일 종영한 tvN ‘아르곤’에서 탐사보도 프로그램 아르곤의 팀장이자 앵커인 김백진의 대사다. 김백진은 3년 전 자신이 보도했던 뉴스가 오보라고 방송에서 밝히려 한다. 하지만 보도본부장이 방송 전에 알아차리고 막아선다. 이에 김백진은 이같이 답한다.

“진실이 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막이라는 ‘아르곤’ 이름 자체도 중요하지만, 8화에서 보도본부장한테 한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뉴스를 믿지 말고 판단해달라는 대사요. 그 말을 하면서도 충격을 받았어요. ‘아, 그렇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사람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대사 같아요.”

최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주혁(45)을 만났다. 그는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 H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아르곤의 팀장이자 앵커인 김백진으로 나온다. 김백진은 ‘사실을 통하지 않고서는 진실로 갈 수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정직한 보도를 추구하는 팩트 제일주의자다. 시청자에겐 정장을 입은 지적인 젠틀맨으로, 방송사 사람들에겐 사이코라고 불린다.

김주혁은 그런 김백진을 마치 본인인 것처럼 완벽에 가깝게 연기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을 연상시킨다는 평이 많았지만 참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백진을 연기하기 위해) 모든 뉴스를 많이 봤어요. 그리고 내린 결론은 ‘내 마음대로 하자’예요. ‘내 스타일대로 하자. 누구를 따라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나운서 교육을 받기는 했어요. 어떻게 말해야 하는 정도요. 그런데 그것 또한 꼭 이렇게 말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김백진이 앵커이기는 하지만 드라마에서 너무 감정을 없애는 게 이상할 거 같았어요.”
tvN ‘아르곤’에서 앵커 김백진을 연기한 김주혁은 “뉴스를 믿지 말고 판단해달라는 대사가 가장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나무엑터스 제공

드라마는 개인 짐을 다 정리한 뒤 아르곤 팀의 배웅을 받은 김백진이 크로스백을 메고 회사를 나가는 장면에서 끝난다. 카메라는 김백진을 천천히 따라가면서 그의 상반신 뒷모습을 촬영하지만 곧 멈춰 선다. 이어 김백진의 전신이 화면에 잡히고, 사건이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사용됐던 OST 타이틀곡인 ‘아르곤 Argon’이 흘러나온다.

“특별한 여운이 있지는 않아요. 회사를 나와서 갈 길을 가는 정도? 세상이 끝난 것도 아니고, 이대로 (동료 기자들과) 관계가 끊어지는 게 아니고,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할 일을 하러 가는 느낌 같아요. 아르곤을 그만둔 건지, HBC를 그만둔 건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르곤을 나온 것처럼은 보이네요.”

김주혁은 ‘석조저택 살인사건’ ‘공조’ 등 영화를 통해 종종 얼굴을 보여왔다. 하지만 방송 드라마는 MBC ‘구암 허준’ 이후 4년 만이다. 오랜만의 안방극장 출연이지만 차기작을 묻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드라마는) 아닌 것 같아요. 짧은 호흡(분량이 적은)에 내용이 매력적이라면 할 수 있겠는데…. (드라마는) 안타까워요. 더 잘할 수 있는데 시간적으로 부족해요. 머리로 생각을 안 하고 (대사가) 나올 수 있는데 대사를 가지고 놀 수 없어요. 제반 상황이 영화만큼 되지 않아 (제가 가진 것들을) 다 보여줄 수 없어서 아쉽죠.”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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