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北 NLL 넘은 ‘죽음의 백조’… “서울 위험 없는 군사옵션 시발점”

입력 : 2017-09-25 18:11:55 수정 : 2017-09-25 23:12:1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美, 본격 군사대응 신호탄 분석 / 北, 낌새 못 챈 비행 최종 확인 땐 / 美, 항공전력 이용 본격 무력시위 / 출격에서 귀환까지 단독으로 작전 / “동맹국 도움 없이 공격 가능” 시사 / 핵항모 3척 한반도 동시 전개 예고 /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분수령’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의 북한 영공 최근접 비행에 대해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언급한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트리지 않는 군사옵션의 시발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5일 “미국에서 사전에 우리 대통령과 군 수뇌부에 이번 작전 시점과 내용, 의미를 설명했다”며 “이를 통해 미군이 서울을 위험에 빠트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미군의 대북 군사옵션은 더욱 정교해지고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비행 작전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말 폭탄에서 군사행동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를 보여준다. 24일 0시 무렵 B-1B 랜서 편대가 북한 영공 최근접 비행 시 국군은 북한이 미국 폭격기에 대한 무력 대응이 아닌 대남 군사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비상경계에 돌입하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조성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전략폭격기가 최근접 비행을 하는 동안 북한 방공망이 대응하지 못한 것이 최종 확인될 경우 미국의 무력시위는 더욱 과감해질 수 있다. 다음달 10일 조선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북한의 전략적 도발이 우려되는 가운데 미국이 실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강도 높은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과거 미군 전략자산들이 한반도에 전개했을 때는 북한군의 방공망이나 해안 방어시스템에 매우 가까이 접근하는 군사행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이번 근접 비행에 앞서 지난 18일 B-1B와 F-35B 스텔스 전투기가 한반도에서 폭격훈련을 했으나 행동범위는 군사분계선(MDL) 이남이었고 유사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군 기지와 지대공(地對空) 미사일 포대들이 인접해 있었다.

이번에는 영공 침범이나 미사일을 북한 영토에 발사하는 것과 같은 레드라인(Redline·정책 변경의 한계선)은 넘지 않으면서 사전 준비부터 출격→임무 수행→귀환에 이르는 전(全) 작전과정을 실전처럼 진행했다. 한반도 유사시 대응절차에 숙달하면서 동맹국 도움 없이도 언제든지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는 효과를 거뒀다. 군 소식통은 “한국·일본을 탄도미사일로 압박해 미국의 행동을 제약하려는 북한의 전략에 대한 ‘카운터펀치’인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앞으로 전략자산을 공세적으로 전개하는 방식을 통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반도 출동이 사실상 확정된 미군 전략자산은 핵 추진 항공모함이다. 다음달 중 한반도 해역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할 예정인 항모는 이지스 구축함, 핵 추진 잠수함 등 호위함정들과 함께 움직인다. 미국 태평양사령부 예하 제3함대 소속 니미츠(CVN-68), 칼빈슨(CVN-70),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 항모 등이 한반도 해역에 동시 투입될 경우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상황에 정통한 정보 관계자는 “김정은(노동당 위원장)이 스스로 명을 재촉하는 것이 미국으로서는 고마운 일”이라며 “(북한의 도발이 계속될 경우) 동해에 항모 3척이 동시에 전개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동해안에는 김 위원장이 자주 머무는 원산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신포급 잠수함이 정박해 있는 신포항 등 주요 시설이 산재해 있다. 이에 따라 미군 전략자산들이 동해 수역에 잇달아 출현하는 것을 북한이 앉아서 보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북한은 항모와 B-1B를 겨냥한 대함(對艦) 탄도미사일 발사나 지대공 미사일 훈련 등으로 맞대응할 것으로 예상돼 다음달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