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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를 찾아라”… 무너진 잔해 맨손으로 치우며 사투

입력 : 2017-09-21 18:48:04 수정 : 2017-09-21 21: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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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뒤흔든 규모 7.1 강진… 필사의 구조작업 “손가락이 움직인다.”

강진에 무너져 내린 멕시코시티 남부 코아파의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 잔해에서 20일(현지시간) 오전 구조대가 한 여학생을 발견했다. 겹겹이 무너져 내린 콘크리트 슬라브 잔해 탓에 접근이 힘들었던 구조대는 구조견을 보냈고 끝내 이 학생의 생존 사실을 확인했다. 구조대와 함께 일하고 있는 의사 알프레도 베가는 “아이는 자신이 프리다 소피아라고 말했으며 다른 다섯 명의 아이들이 살아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같은 현장에 있던 자원봉사자 엔리케 가르시아는 열 감지기를 잔해 사이에 넣었더니 다수의 열이 포착됐다며 “그들은 살아있다”고 말했다.
지친 구조대원들 20일(현지시간) 멕시코 구조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강진에 무너져 내린 멕시코시티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 잔해 위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던 도중 지친 듯 휴식을 취하며 누워 있다.
멕시코시티=AP연합뉴스

19일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이 멕시코를 뒤흔든 이후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한 필사의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망자가 245명, 부상자가 2000여명으로 증가한 가운데 멕시코시티 주정부는 지진 발생 이후 20일까지 이틀 동안 52명을 구출해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209개 학교가 피해를 입고, 이 중 15개교의 건물이 붕괴된 것으로 알려져 학생들을 살리기 위한 구조작업이 전개됐다. 지진에 직격탄을 맞은 학교 중 학생 21명 등 2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여전히 30여명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 레브사멘 초등학교는 구조현장이 실시간으로 TV로 생중계돼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졸였다. 현장에는 군인 500여명과 200여명의 경찰 및 자원봉사자가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맨손으로 잔해를 치웠다. 아이들의 작은 숨소리라도 듣기 위해 구조대원이 주먹을 들면 모두가 말을 하지 않는 ‘침묵’ 속에 구조작업이 진행됐다고 미국 CNN방송은 전했다.

구조에 성공한 극적인 사연도 전해졌다. 멕시코시티 시장 미구엘 앙헬 만세라는 “지진 발생 이후 36시간 만에 도심 중심부의 무너진 건물에서 여성 2명과 남성 1명을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 현장에서 구조를 돕고 있는 자원봉사자 다리오 마르셀리노는 “사람들의 신음소리가 아직도 들린다”며 “3층 분량의 잔해를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멕시코시티 내 건물 39채가 완전히 무너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멕시코 정부가 내진 설계 규제를 허술하게 운영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멕시코시티 인근 세일란 밸리 병원은 불과 4년 전에 지어졌지만 붕괴 위험에 감지돼 환자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1985년 대지진 이후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던 점을 감안하면 건축 분야에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편, 멕시코를 시작으로 사흘 동안 뉴질랜드, 대만, 일본, 인도네시아 등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잇따라 지진이 발생해 추가 재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태평양 조산대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 뉴질랜드 등 태평양의 여러 섬, 북미와 남미 해안까지 이어지는 고리 모양의 지진·화산대로 ‘불의 고리’로도 불린다. 20일 뉴질랜드 남섬 세던에서 북동쪽 30㎞ 떨어진 쿡 해협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해 수천명이 진동을 느꼈고, 대만 동부 화롄(花蓮)현 동쪽으로 74.6㎞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했다. 21일에는 일본 이와테(岩手)현 가마이시(釜石)시에서 남동쪽으로 283㎞ 떨어진 해상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일어났고, 인도네시아 제2 도시 수라바야 인근과 남태평양 바누아투 에로망고섬에서도 각각 규모 5.7, 규모 6.4의 지진이 이어졌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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