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 237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그러나 북핵 문제의 해결점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이미 수차례 대북 제재를 했지만 북한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명확한 방향과 해답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속이 타는 것은 우리나라다. 핵전쟁 관련 영화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썸 오브 올 피어스(Sum of All Fears)’(감독 필 알덴 로빈슨)라는 영화에서 해답은 아니더라도 근본 원인 진단은 가능하다. 이 영화에서는 핵전쟁 도발에 대한 미국과 러시아의 첨예한 대치상태를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책연구원인 잭 라이언(벤 애플렉)은 러시아 정세, 특히 새 대통령인 네메로프(키어런 하인즈)에 대한 분석능력을 인정받아, CIA 국장 빌 캐봇(모건 프리먼)을 수행하고 러시아 핵사찰을 하게 되면서 네메로프와 대면하게 된다. 체첸을 공격한 러시아에 대해 세계의 비판이 빗발치는 가운데, 네메로프는 자신의 통치력을 의심받기보다는 자신이 체첸을 공격했다고 성명을 발표해 버린다. 네메로프가 온건한 인물임을 주장하던 라이언의 주장은 무시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신나치주의자들이 1973년 중동전 때 불발된 핵탄두를 재생해 미국을 공격하여 대립각이 서 있는 미·러 전쟁을 일으키고자 한다. 제조된 핵폭탄은 슈퍼볼 개막전이 열리는 미국의 볼티모어로 발송돼 핵폭탄이 터지면서 경기장은 잿더미로 변하고 캐봇은 사망한다. 볼티모어 핵폭탄을 터뜨린 것이 러시아가 아니라고 아무리 강변해도, 미 대통령은 핵무기 사용도 불사한 러시아와의 전면전을 고려하기에 이른다.

미국과 러시아 양국은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서로 핵무기 발사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라이언이 핫라인으로 네메로프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낸다. 네메로프가 온건한 인물이라는 확신이 있는 라이언은 볼티모어 핵폭탄이 네메로프 자신이 한 일이 아님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금 핵공격을 하려고 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며 절실하게 자제를 호소한다. 네메로프는 고민 끝에 단계적 상호해제를 미 대통령에게 제안한다.

상대국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치적 판단은 상당히 어렵다. 이 영화에서 라이언이 네메로프를 설득한 것처럼 고려와 거란의 위기를 담판으로 실익을 얻은 서희 같은 인재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