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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건강한 라면' 현실에 존재할까?

입력 : 2017-08-21 17:00:00 수정 : 2017-08-20 10: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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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라면이 몸에 별로 안 좋은 건 알지만 쉽게 끊을 순 없다"며 "식품업체들이 '건강한 라면'을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B씨는 "난 이미 라면 중독인 것 같다"며 "주 4~5회 정도 먹는 것 같다. 술, 담배처럼 라면도 중독되니 조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C씨는 "정 먹고 싶으면 한 달에 라면 1~2개만 먹어라. 팜유에 튀기지 않은 구운 라면을 먹는 게 좋다"며 "행복이 뭐 별거냐. 병원 신세 안 지게끔 평소 귀찮아도 꾸준히 음식과 운동에 신경쓰며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D씨는 "하루 세끼 중 한끼는 라면을 먹었던 적이 있다"며 "그러다 몸이 안 좋아져서 아예 라면 끊었는데 고혈압 없어지고, 당뇨도 많이 좋아졌다"고 흡족해했다.

E씨는 "라면도 몸에 좋게 개발했으면 한다. 바쁜 사람들은 제대로 밥 차려 먹을 시간조차 여의치 않아 라면을 먹게 되는데, 그게 건강을 해치는 독이 되어선 안 된다"며 "국내 여러 식품업체들이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양질의 라면을 많이 개발했으면 한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SNS 화면 갈무리
라면을 1주일에 3번 이상 먹으면, 1개월에 1번 이하로 먹는 사람보다 심혈관계질환 위험이 2.6배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범조(서울대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장남수(이화여대 식품영양학) 교수 공동 연구팀은 건강검진에 참여한 서울지역 18∼29세 대학생 3397명(남1782명·여1615명)을 대상으로 라면 섭취와 심혈관계 대사질환 위험요소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논문을 보면 조사 참여 대학생들의 1년간 평균 라면 섭취 빈도는 1주일에 1∼2번이 30.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한달에 2∼3번(29.8%) △한달에 1번 이하(27.6%) △1주일에 3번 이상(11.7%) 순이었다.

연구팀은 대학생들의 이런 라면 섭취 빈도가 심혈관계 대사질환과 관련성이 큰 중성지방, 확장기혈압(최소혈압), 공복혈당 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봤다.

그 결과 1주일에 3번 이상 라면을 먹은 그룹은 1개월에 1번 이하로 라면을 먹은 그룹보다 '고중성지방혈증' 위험도가 2.6배 높게 나타났다.

고중성지방혈증은 혈액 내 중성지방 수치가 150㎎/㎗ 이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한다. 중성지방이 혈관 벽에 쌓여 혈액의 흐름을 막으면 동맥경화,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유발할 수 있어 평상시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라면에 다량으로 들어있는 탄수화물과 지방이 중성지방 수치를 높였다고 밝혔다.

◆라면 자주 먹으면 심혈관계질환 위험 ↑

잦은 라면 섭취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나쁜 영향을 미쳤다. 같은 조건에서의 고중성지방혈증 위험도를 성별로 보면 여학생이 6.0배로, 남학생의 2.1배 보다 3배 가량 높았다.

라면 섭취가 많을수록 확장기혈압, 공복혈당 수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이런 연관성 역시 남학생 보다 여학생에서 더 뚜렷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자료사진
라면이 확장기 혈압을 올리는 원인 중 하나는 염분에 대한 민감도 차이였다. 라면에는 상당히 많은 양의 나트륨(600∼2770mg)이 들어있는데, 나트륨에 민감할수록 확장기 혈압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나트륨 민감도가 더 높은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탄수화물·지방 중성지방 수치 높여…여성, 남성보다 나트륨 민감도 '高高'

라면 복용 이후 공복혈당 수치가 높아지는 것은 라면의 당지수(GI)가 높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라면을 자주 섭취하는 학생은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여러 위험요소를 함께 가질 확률이 높았다. 1주일에 3번 이상 라면을 먹은 그룹에서는 2개의 대사증후군 위험요인을 가진 비율이 27.6%에 달했지만, 1개월에 1번 이하로 라면을 먹은 그룹은 이런 비율이 17.7%에 그쳤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자료사진
오 교수는 "라면을 자주 먹을수록 심혈관계질환 위험도가 높아진다"며 "심혈관계질환의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라면 섭취를 줄이거나, 소비자에게 라면과 질병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영양학회와 대학지역사회영양학회가 공동 발행하는 영문 학술지(Nutrition Research and Practice) 최근호에 소개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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