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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해진 옷 입는 '촌스러운 아빠'

입력 : 2017-08-18 07:09:00 수정 : 2017-09-04 16: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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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쯤 구매해 너덜너덜해진 옷을 고집하는 촌스러운 일본 남성의 사연이 지난 15일 소셜미디어(SNS)에 전해졌다.
A씨의 딸은 날마다 같은 옷을 입는 아빠가 늘 못마땅했다.

집이 새 옷을 못살 정도로 가난한 것도 아니고, 다른 옷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A씨는 너덜너덜해진 옷을 입어 딸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24살로 한창 꾸미고 유행에 민감했던 딸은 어느날 서툰 바느질로 찢어진 옷을 꿰매는 A씨에게 새 옷을 사 입으면 되니 이제 그만 버리라고 잔소리를 늘어놨다. A씨는 아무 말 없이 옷을 꿰매고는 다시 그 옷을 입었다.

그녀는 그동안 참아왔던 화가 폭발해 “수십 년 동안 같은 옷을 입는 아빠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낡은 옷을 사진 찍어 하소연했다.

그렇게 글을 올리고 얼마 후. A씨는 그동안 말하지 않은 아빠의 말에 가슴이 메여왔다.

사람들은 그녀가 눈치채지 못했던 것을 보고 있었다.
그들은 A씨의 아버지가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너덜너덜 낡은 옷을 버리지 않았던 것이라는 글을 이어갔고, 속상한 마음에 글을 올려 어리둥절했던 그는 아빠가 퇴근해 집에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이날도 같은 옷을 입고 외출했던 A씨는 딸이 작정하고 이유를 캐묻자 20년 전쯤 어느 날을 기억했다.

A씨는 지갑 속 사진을 딸에게 보여주며 “옷은 18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엄마와 신혼여행 때 입었던 옷”이라며 “그래서 이 옷은 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빠가 낡고 해진 옷을 버리지 못한 이유를 지금껏 몰랐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옷은 낡고 촌스럽지만 엄마와의 추억이 묻어있어 아빠에겐 무엇보다 소중한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내와의 추억을 버리지 못하는 A씨.
아빠의 낡은 옷이 불만이었던 딸.
한편 A씨는 아내와 사별한 후 재혼하지 않고 홀로 딸을 키웠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SNS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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